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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의 신’ 정우찬 “올마운틴 스키 전문가로서 한국 스키계에 일조하고 싶다”

케나다에서 ‘스키의 신(God of ski)’으로 불리며 존경 받는 정우찬 강사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스물 여섯 살 겨울에 스키에 매료된 정우찬은 나이 서른에 캐나다 휘슬러로 발걸음을 옮긴다. 휘슬러는 북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스키장인 휘슬러-블랙콤(Whistler-Blackcomb) 스키장이 있는 곳으로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당시 알파인 스키, 노르딕 스키, 루지, 스켈레톤, 봅슬레이 등의 경기가 열렸으며, 패럴림픽 개회식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기와 이벤트가 이 곳에서 개최됐던 곳으로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스키 명소다. ‘스키의 신’으로 불린 정우찬은 한국 스키인들에게 무엇을 알려주려 하는 것일까. 그의 스키 인생을 들여다 보자.

정우찬 스키 강사

― ‘스키의 신’이라고 불리는데 어느 정도 실력인가?

“‘스키 달인’을 꼽으라면 스키 경기에서 스피드를 겨루는 알파인 스키 선수들과 더불어 기술적 완성도를 추구하는 스키 데몬스트레이터(Ski Demonstrator, 이하 스키 데몬)들을 꼽을 수 있다. 한마디로 스키 기술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가르치는 스키계의 절대 고수들이다. 나는 CSIA 레벨 4를 취득했다. CSIA(Canadian Ski Instructor’s Alliance)는 캐나다 스키강사 협회 의 약자로서, 1938년 만들어져 캐나다 스키강사들의 협의체로서 꾸준히 발전하였으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스키 강사 협회다. 특히 CSIA 레벨 4는 캐나다에서 ‘스키의 신’(God of ski)으로 불리며 존경을 받는 최고 레벨의 스키 강사 자격이다. 스키어들 사이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통하는데 그 이유는 순수 아마추어 스키어로서 선수 출신 스키어들도 이루기 힘든 CSIA 레벨 4를 취득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기 때문인 것 같다. CSIA는 레벨 1부터 레벨 4까지 스키 강사 자격을 분류하고 있다. 레벨 1은 초보자 강습, 레벨 2는 중급자 강습, 레벨 3는 상급자 강습을 할 수 있다. 레벨 4는 캐나다 스키 강사 협회가 인정하는 최상위 레벨로 완벽한 스킹과 체계적인 티칭 능력을 갖춘 극소수의 스키어에게만 부여하는 자격으로 이들은 일반인은 물론이고 레벨 1, 2, 3 강사를 트레이닝한다. 한마디로 ‘스키 강사들의 선생님’인 셈이다.”

― 한국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CSIA 레벨 4는 캐나다 전역에 걸쳐 일 년에 몇 명 통과하지 못하는 어려운 자격시험으로 캐나다 내에서도 작은 스키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드물다. 또한 일반인 강습보다는 주로 강사들의 트레이너로 활동하므로 일반인들이 레벨 4 강습을 받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CSIA 강사 자격증 취득을 원하는 한국인 스키어들의 양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를 통해 수많은 한국의 스키어들이 CSIA의 스킹과 티칭 방법론을 한국어로 교육 받았고, CSIA 자격 시험에서 합격할 수 있었다. 현재 캐나다 휘슬러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스키어들의 강습을 전담할 수 있는 ‘코리아 인터내셔널 스키 스쿨(K.I.S.S.)’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영어로 스키 강습이 가능한 CSIA 강사를 트레이닝하는 CSIA 강사 캠프도 진행 중이다.”

― 스키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나는 전문 산악인 출신으로 올마운틴 스키 기술을 한국에 알리고 전파해 왔다. 한국 청화 산악회 출신으로 이십대에 암벽,빙벽은 물론 북미최고봉 맥킨리를 등정했던 전문산악인이다. 스키를 접하게 된 계기 또한 눈으로 뒤덮힌 고산을 오르기 위한 이동 수단으로 배우게 된 것이었다. 스키에 입문한 이후 스키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어 인생의 목표를 스키로 정하고 캐나다 휘슬러로 스키 한 짝 둘러메고 무모한 도전의 길을 떠났다.”

정우찬 스키 강사

― 케나다에서의 생활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캐나다로 이민 와서 내 목표인 CSIA 레벨 4를 향해 전력을 다했다. 그리고 철인3종 경기인 아이언맨 대회를 완주하는 등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를 즐겨왔다. 특히 캐나다 휘슬러 지역에서 등반과 스키를 접목시킨 스키 등반(Ski Mountaineering)을 활발하게 진행하며 한국인들에게 빅마운틴 스킹을 전파하는데 주력했다. 캐나다 휘슬러와 같은 해외 스키장은 한국의 스키리조트처럼 인공적으로 조성된 슬로프에서만 스킹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연설로 덮힌 어느 곳이나 스키를 탈 수 있기에 다양한 지형과 설질에 적응해야 한다. 그 결과 나는 파우더 스킹, 트리 스킹(나무 사이로 타는 스킹), 자연 범프와 더블 블랙 다이아몬드 스킹(급사면 스킹), 나아가 백컨트리 스킹과 헬리스킹까지 모든 종류의 스키 환경에 능통한 엑스퍼트 스키어로서 올마운틴 스킹을 한국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 한국 스키어들에게 전파하고 싶은 것은?

“CSIA의 스킹 기술은 이처럼 다양한 설질과 지형에서 안전하고 우아한 스킹을 목표로 진화해 왔다. 얼음판 같은 한국의 스킹 환경에 적응한 한국 스키가 추구하는 에징 위주의 스킹과는 분명한 기술적 차별성이 있다. 하지만 해외의 유명 스키장에 나가보면 이러한 올마운틴 스킹 기술이 왜 필요한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가까운 일본 북해도만 해도 연간 적설량이 15미터에 이르는 등 부드러운 자연설이 주를 이룬다. 자연설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슬로프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이든 스키를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올마운틴 스킹 테크닉이 발전한 것이다. 어떤 지형과 설질이던 안전하고 우아한 스킹을 추구한다면 당연히 그에 걸맞는 기술이 필요하다. 나는 이러한 올마운틴 스키 기술과 티칭의 전문가로서 한국 스키계에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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