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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모델 은밀한 부위에 조 배정 표시…정현 출전하는 테니스 대회 ‘성상품화’ 논란

여성 모델이 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넥스트 제네레이션 파이널 조추첨에 등장해 허벅지에 적힌 A자를 보여주고 있다. 가디언 영상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을 비롯해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에서 활약하는 차세대 스타 8명이 출전하는 ‘넥스트 제네레이션 파이널’이 원년 대회 조추첨부터 여성의 성을 상품화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BBC,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7일 “전날 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대회 조추첨에서 선수들과 함께 등장한 여성 모델들이 옷 속에서 A 또는 B라고 적힌 카드를 꺼내는 등 이날 행사가 섹시즘 논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선수 8명이 한 명씩 무대에 등장하면서 엷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 모델들의 에스코트를 받았다. 모델 두 명 중 한 명을 선택하면 그 모델이 함께 무대 끝까지 걸어가 A 또는 B조를 의미하는 카드를 몸에서 꺼내거나 A 또는 B가 적힌 신체부위를 보여줬다. 어떤 모델은 자기 허벅지에 적힌 A자를 보여주기 위해 치마를 걷어올렸고 어떤 모델은 선수 앞에서 춤을 춘 뒤 겉옷을 벗어 상의 뒤쪽에 적힌 B자를 보여줬다. 외신에 따르면 정현(21)은 사회자로부터 여성 모델의 장갑을 이로 물어 벗겨달라는 요구까지 받았다.

여성 모델이 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넥스트 제네레이션 파이널 조추첨에서 상의 뒤쪽에 적힌 B자를 보여준 뒤 선수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가디언 영상

가디언은 “지금까지 이 정도로 여성을 상품화한 스포츠 이벤트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ATP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BBC도 “불명예스러운 조추첨으로 섹시즘 논란을 초래했다”고 전했다. 결국 ATP 사무국과 대회 스폰서인 레드불은 “대회가 열리는 장소가 패션 메카인 밀라노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스타일 행사를 마련했다”며 “우리가 한 일이 형편없는 수준이었고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깊게 반성하며 불편함을 느낀 선수들과 팬들에게 사과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현이 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넥스트 제네레이션 파이널 조추첨에 검은색 장갑을 낀 채 손키스를 날리는 여성 모델과 팔짱을 끼고 등장하고 있다. 가디언 영상

이번 대회는 21세 이하 상위 랭커 8명이 출전하는 이벤트 대회로 올해 신설됐다. 4명씩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조 1, 2위가 준결승전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계랭킹 54위 정현은 세계 3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51위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306위 잔루이지 퀸치(이탈리아)와 A조에 편성됐다. B조에는 45위 카렌 카차노프(러시아), 48위 보르나 초리치(크로아티아4), 55위 자레드 도널드슨(미국), 65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가 포함됐다.

정현은 올해 ATP투어에서 24승18패를 기록했다. ATP투어 500시리즈 바르셀로나오픈 8강, BMW오픈 4강,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32강에 올랐다. 넥스트 제네레이션 파이널에 진출한 8명 중 정현의 세계랭킹은 6번째다. 21세 이하 선수 중 4위로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는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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