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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마라토너 김도연의 꿈과 도전

올 시즌 최고기록을 세우며 ‘얼짱’ 마라토너로 주목받는 김도연. 김도연 제공

침체에 빠진 한국 여자마라톤에 혜성이 등장했다. 실력에 미모도 겸비해 벌써 적잖은 팬이 생겨나는 등 한국 여자 마라톤을 이끌어갈 샛별로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5일 열린 중앙서울 마라톤에서 우승한 김도연(24·K-water)이다. 그는 이 대회에서 초반부터 독주하며 2시간31분24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주종목이 5000m와 1만m인 김도연은 생애 두 번째 마라톤 풀코스 도전에서 2013년 이후 한국 여자마라톤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김도연이 지난 5일 열린 ‘2017중앙서울마라톤’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찌감치 장거리 유망주로 주목받아온 김도연은 최근 기량을 더 끌어올리며 장거리 1인자로 우뚝 섰다. 그는 지난 7월14일 일본 아바시리시에서 열린 디스턴스 챌린지 여자 5000m에서 15분34초17로 결승선을 들어와 종전 기록을 4초 이상 앞당겨 한국기록을 깼다.

지난해 3월 동아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 대회를 뛰어 2시간37분18초를 기록한 김도연은 1년 새 6분 넘게 기록을 단축했다. 놀라운 기록 성장세에 육상계는 그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 여자 마라톤은 간판 김성은(28·삼성전자)이 2013년에 역대 2위인 2시간27분20초의 기록을 낸 뒤 20분대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김도연의 이번 기록은 당시 김성은 이후 최고 기록이다.

김도연은 13일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9월에 종아리를 다쳐 10월 중순까지 훈련을 못한 공백이 있어 걱정도 됐다”면서 “뛸 때 컨디션이 괜찮아 20분대 진입까지 노렸으나 마지막에 끝까지 밀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육상을 시작한 김도연은 타고난 지구력을 바탕으로 장거리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제 마라톤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김도연은 스피드를 더 끌어올려 한국 여자 마라톤의 새 역사를 꿈꾼다.

한국 기록은 권은주가 1997년 세운 2시간26분12초가 30년째 요지부동이다. 육상계는 샛별 김도연이 김성은과 함께 2강 체제로 경쟁을 펼치며 한국 기록을 깨길 기대하고 있다. 김복주 육상연맹 전무이사는 “김도연은 5000m, 1만m 기록이 좋아지고 있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면서 “장기적으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비밀병기가 될 수 있게 체계적으로 잘 조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의 꿈과 목표도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내년 3월 동아 마라톤에서 한국 기록을 목표로 하겠다”면서 “또 아시안게임에서는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도연은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바탕으로 목표를 되새기고 있다. 올해 기록 달성을 위해 지난 1년간 50㎏이었던 체중을 43㎏으로 줄일 만큼 악바리 근성도 가졌다. 그를 지도하는 김영근 코치도 김도연의 의지에 높은 점수를 줬다. 김 코치는 “가르치면 스폰지처럼 잘 받아들이고 궁금하면 바로 물어보고 소통을 한다”면서 “회사가 해외 전지훈련 등 지원도 잘 해줘 기록 달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도연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크게 끌어올리고 팬들의 관심도 받았다. 김도연의 우승 소식을 전한 기사에는 ‘얼짱 마라토너’의 질주를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김도연은 수줍게 웃으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니 더 힘이 난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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