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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 24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잔인한 운명이 빚은 비극적 사랑

유니버설발레단이 진한 감동의 드라마 발레 <오네긴>으로 돌아온다.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이 작품은 발레단이 한국 발레단으로 최초로 중국 국립발레단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로 공연권을 획득해 2009년 선보인 작품이다.

황헤민, 엄재용

<오네긴>은 러시아 사실주의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을 확립시킨 푸쉬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바탕으로 드라마 발레의 대가 존 크랑코의 안무와 차이코프스키의 기존 음악들을 재편집한 작곡가 쿠르트-하인츠 슈톨제에 의해 탄생했다. 이 작품은 196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반세기 넘은 현재 존 크랑코의 독창성과 천재성을 대변하는 걸작으로 남아 전세계 20여 개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사랑 받고 있다.

<오네긴>은 오만하고 자유분방한 도시귀족 오네긴과 아름다운 사랑을 갈망하는 순진한 소녀 타티아나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지극히 평범한 소재로 만든 이 작품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원작의 문학적 가치와 ‘발레 안에 잘 스며든 드라마의 힘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크랑코는 클래식 발레의 낭만성은 유지하되 화려한 기교와 무대세트를 제거하는 대신 극적인 장치와 풍부한 감정과 내면연기를 담아낸 독무와 2인무를 전면에 배치시켰다. 또한 등장인물 간의 대립과 갈등을 현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이는 무언의 춤이 마치 대사처럼 들리게 만들어서 발레 마임이나 전문용어를 모르는 초심자도, 원작의 내용을 모르는 관객도 쉽게 이해하고 이야기 속에 몰입될 수 있게 만든다.

이 작품은 크랑코의 수많은 안무작 중에서도 서정성과 심리묘사가 탁월한 작품이자, 표현하기 어려운 작품에 속한다. 두 남녀의 어긋난 사랑과 이별을 둘러싼 등장 인물들의 심리묘사를 춤 위에 섬세하고 정교하게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발레 스타들이 도전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강수진, 유니버설발레단의 강예나를 비롯해 지난 6월 고별무대를 선사했던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무용수 다이애나 비쉬네바 등 많은 스타들이 은퇴작으로 선택할 만큼 매력적인 작품이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바탕으로 만든 발레 음악도 작품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크랑코는 먼저 탄생한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유진 오네긴>의 원곡을 차용하지 않았다. 오페라와의 차별을 원했던 그는 작곡가 쿠르트 하인즈 슈톨제와 함께 차이코프스키의 28개 피아노곡을 발췌해서 발레 <오네긴>만을 위한 관현악곡으로 재편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발레 음악은 하나의 곡처럼 작품 플롯과 잘 어우러지며 드라마틱한 극 전개를 주도한다.

이번 작품에 대해 문훈숙 단장은 “발레 <오네긴>은 존 크랑코의 안무가로서의 천재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명작이자, 발레와 연극과 음악 이렇게 서로 다른 장르가 얼마나 조화롭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이라며 “이번 공연이 모든 어긋난 사랑을 위로하고, 익숙해져 버린 일상 속 서로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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