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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이슈] ‘까칠남녀’ 논란…시청자가 바라는 EBS의 가치

EBS 교양예능 <까칠남녀>의 젠더 갈등 논란으로 연일 시끄럽다.

<까칠남녀>는 ‘여혐’과 ‘남혐’으로 불리며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성차별 이슈와 성역활 갈등에 대해 솔직한 목소리를 내는 젠더 토크쇼를 표방하고 있다.

EBS 프로그램 ‘까칠남녀’ ‘다문화고부열전’ ‘글로벌 아빠 찾아 삼만리’

먼저 최근 남녀 갈등 고조로 인해 방송 소재로는 터부시된 ‘젠더’ 카드를 과감하게 꺼내든 제작진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이성’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하며 그 요구에 맞게 잘 적응해갈 수 있는 능력인 ‘젠더 감수성’을 높이자는 프로그램의 취지에는 실패한 느낌이다. 자의든 타의든 프로그램으로 인해 젠더들 간의 분란이 더 조장됐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출연자인 이현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최근 방송에서 “쇼타 콤플렉스가 소아성애로 이어졌다면, 그건 당연히 처벌돼야 한다”며 “그러나 최근 대중문화에서 나타난 ‘쇼타 컨셉’의 사회적 의미는 다르다. 어찌 보면 새로운 문화”라는 주장했다. 이는 ‘쇼타컨셉은 새로운 문화’라는 축약된 어조로 넷상에 퍼지면서 논란의 불씨가 됐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의 회원이 호주 어린이 성폭행 예고글을 통해 이 발언을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프로그램을 향한 시청자들의 공분이 커졌다.

EBS측은 “넷상에서 자극적인 몇 장면으로 발언과 다른 방향으로 확대 재생산이 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나온 관련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는 의견을 전하고 기사 수정을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일부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폐지 청원이나 제작진의 입장 표명에 대해서는 “아직 제작진의 입장이 전달된 바 없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교육전문방송 EBS에선 개편의 물결이 일었다. 교육방송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깬 매우 신선한 개편이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로 반려견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고 <아줌마 고민상담소 - 수상한 철학관>은 인문학에 소외된 중년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호평받았다. <우리만 이런가(家)>는 동성부부, 미혼부모, 졸혼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편견없이 보여줬다. EBS의 장수프로그램 <한국기행>은 우리가 잊고 있던 지역색과 음식문화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전해줬다. <지식채널 e>는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강한 울림과 생각의 화두를 던져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일부 프로그램은 시청자 기대에 못미친다. <다문화고부열전>은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나라에 방문해 역지사지로 그들을 이해해 보자는 기획의도를 갖고 시작했지만 대부분의 케이스가 ‘매매혼’이 연상되는 상황이라 불편하다는 시청자의 의견이 있다.

<글로벌 아빠 찾아 삼만리>는 외국인 노동자의 아내와 자녀들이 수년 만에 아빠를 깜짝 방문해 매회 감동의 눈물을 쏟게 만들지만 아빠의 직장을 찾아가는 과정을 전적으로 어린아이에게 맡겨 그 안에서 아이가 받는 상처와 당혹감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최용준 교수는 “EBS는 다른 지상파 방송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제작비와 인력 환경에서 유익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왔다”며 “시청률이나 화제성도 방송의 중요한 요건이지만 시청자가 교육방송에 기대하는 본연의 가치와 의미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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