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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의 험난했던 복귀…미네소타, 선수노조, 임의탈퇴

박병호 | 게티이미지 코리아

미네소타 지역 파이오니어 프레스의 마이크 버라디나는 27일 박병호의 국내 유턴 소식을 전하면서 “9월말까지만 해도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대한 도전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었다”는 구단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파이오니어 프레스에 따르면 미네소타 야구 부문 사장인 데릭 팔비는 지난 9월말 “박병호가 마이너리그에서 어려움을 잘 견뎌내고 있다. 굉장한 프로정신으로 무장돼 있다”면서 “다른 리그에서 굉장한 성공을 거둔 선수로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리그 적응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팔비는 “문제는 기회라는 측면인데, 이는 박병호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우리는 그 기회가 왔을 때 박병호가 준비가 돼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따르면 9월까지만 해도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 대한 도전을 계속하겠다는 뜻이 확고했다. 그리고 두 달 동안 박병호에게는 큰 변화가 생겼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병호의 심적 변화는 10월초에 일어났다. 박병호는 현지 에이전트 등과 함께 미네소타 구단과 면담을 했다. 2018시즌 이후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였다. 이 면담에서 사실상 전력에서 됐다는 사실에 박병호가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비가 언급한 ‘제어할 수 없는 기회’와도 맥이 닿는다.

실제 미네소타는 야수 부문에서 ‘젊은 팀’으로의 변화를 꾀했고 이게 2017시즌 적중했다. 직전 시즌 103패를 거둔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팔비를 비롯한 새 구단 수뇌부의 새로운 시도가 성공한 가운데 이전 프런트가 계약한 박병호가 전력에서 제외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국내 복귀 과정에서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미네소타 구단은 잔여연봉 650만달러 부담을 던다는 점에서 계약 포기가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다. 앞서 니시오카 쓰요시의 전례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한국 포스팅 시스템의 ‘악법’이었다. 미·일 포스팅 시스템과 달리 한미 포스팅 시스템은 이를 통한 해외진출 선수에 대해 ‘임의 탈퇴’를 적용한다. 포스팅 절차는 ‘이적’인데, 돌아올 때 반드시 소속팀으로 돌아오도록 강제하는 규정이다. 이적료 1285만달러를 받았음에도 다시 선수에 대한 독점적 보류권을 갖는다.

지바 롯데에서 미네소타로 옮겼던 니시오카는 복귀 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한신과 계약했지만 박병호는 국내 다른 팀과 계약할 수 없다. 임의 탈퇴 신분이기 때문에 계약금은 물론 다년 계약도 불가능하다. 잔여 연봉 650만달러를 포기하는 결정임에도 이에 대한 보상이 규정상 불가능하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이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의 선택 여부와 상관없이 선수에게 불리할 수 있는 규정이라고 해석했다.

박병호가 많은 고난 속에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이유는 하나, 팀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노리는, 제대로 된 야구를 하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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