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獨무대 속 한국축구 16강 진출 ‘현실적 시나리오’는?

한국축구 국가대표팀(국제축구연맹랭킹 62위)이 지난 2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추첨에서 독일(1위), 멕시코(16위), 스웨덴(25위)과 함께 F조에 편성됐다. 모두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보다 앞서지만 그렇다고 한국이 전패할 엄청난 강호들도 아니다.

한국은 6월18일 오후 9시 스웨덴과 맞붙고 23일 자정 멕시코, 27일 오후 11시 독일과 차례로 싸운다. 독일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챔피언인 동시에 명실상부한 세계 1위로 한국이 꺾기는 힘들다. 한국은 스웨덴, 멕시코 중 최소한 1개 팀을 잡은 뒤 마지막 독일전에서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상대로 독일과 스웨덴, 멕시코 등과 맞붙는 조 추첨 결과를 받아들고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스웨덴, 멕시코 모두 한국이 이기지 못할 대단한 팀들은 아니다. 스웨덴은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A조에서 2위(6승1무3패)로 플레이오프로 밀린 뒤 이탈리아를 1승1무로 꺾고 러시아행 티켓을 따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몇몇 슈퍼스타들은 이미 팀을 떠났다. 스웨덴은 체격이 크고 힘은 좋지만 게임 체인저는 부족하다. 멕시코는 1994년 미국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6회 연속 16강에 진출했지만 8강에는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멕시코는 공격에서는 재능이 있는 반면 체격이 작고 수비 조직력이 약하다는 게 태생적인 약점이다. 유럽 빅리거도 3명 안팎이다. 김학범 전 광주 감독은 “한국이 체력, 기동력에서 멕시코보다 못할 게 없다”며 “우리 공격력이면 멕시코를 상대로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마지막 상대는 독일이다. 독일은 한국전에 앞선 2경기에서 조 1위를 확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만일 조 2위로 밀린다면 16강전에서 브라질을 만날 공산이 크다. 독일로서는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연승한 뒤 한국전에서 숨을 고르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러면 한국은 독일전에서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고 운이 많이 따르면 비길 수도 있다. 즉, 한국은 ‘절대강자’ 독일이 여유 있는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는 전제 하에 남은 2개 팀과 물고 물리는 구도를 구축해 조 2위를 노려야한다. 조별리그 순위는 승점, 득실차, 다득점 순으로 결정된다 여기에서도 우열을 가리지 못하는 팀들이 생기면 그 팀들은 서로 맞붙어 얻은 승점, 득실차,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역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항상 최약체였다. 16강에 가려면 한국보다 강한 3개 팀과 한 번씩 맞붙어 2개 팀을 제쳐야만 했다. 상대가 누구든 그들은 항상 한국보다 강했고 그래서 한국은 매번 도전자다. 그래도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스페인을 꺾고 4강에 올랐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원정 첫 월드컵 16강도 이뤄냈다.

축구는 민주적인 종목으로 꼽힌다. 키가 크다고, 힘이 세다고 무조건 이길 수 없다. 가난한 나라가 잘 사는 나라를 꺾을 수 있고 작은 나라가 인구 대국을 제압할 수 있다. 단신이 장신을 갖고 놀 수 있고 경량급이 헤비급을 이길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1위가 아닌 게 축구다. 한국 축구는 세계 무대에서는 언제나 도전자였고 그러면서도 믿기 힘든 승리를 종종 일궈냈다. 잃을 게 전혀 없다는 자세로 두려움 없이 강호들과 한 판 떠보는 것. 그게 한국 축구가 내년 6월 러시아에서 보여줘야하는 전부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