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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TV연구소] 안녕, ‘비정상회담’…3년 반 대장정에 찍은 쉼표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이 지난 4일부로 방영을 마치고 재정비에 돌입했다. 2014년 7월 첫 방송 이후 3년 반 만의 휴식이다. JTBC의 ‘간판 예능’이라고 불리며 꾸준히 사랑받던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시청자들의 아쉬움도 크다. 이번 휴식은 완전한 종영은 아니다. 제작진은 다음해 3월 새로운 마음가짐의 <비정상회담 시즌2>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JTBC 예능 ‘비정상회담’ 포스터

■분야 가리지 않는 게스트, 해외 명사들의 ‘첫발’ 예능

<비정상회담>은 ‘다양한 국가의 청년들이 펼치는 토론의 현장’을 슬로건으로 내건 만큼, 주로 연예계 종사자들이 게스트로 참여하던 기존의 관행을 깨고 기업인, 정치인부터 작가와 운동선수까지 국적과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게스트를 초대해왔다. 한국을 방문한 해외 유명인사들이 유일하게 출연하는 프로그램인 경우도 많았다. 영화감독 뤽 베송, 배우 사이먼 페그, 작가 알랭 드 보통 등이 <비정상회담>의 문턱을 밟았다. 다양한 게스트를 커버해야 하는 외국인 패널들의 직업도 다양했다. 한국어가 유창한 만큼 한국어 학과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자동차회사 직원(알베르토)부터 중국어 강사(장위안), 타투이스트(다니엘), 금융계 종사자(마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낯선 얼굴이 친숙해질 때 쯤, 제작진은 패널을 대거 교체하며 다양성이라는 주제의식을 놓치지 않았다. 각국의 패널들은 매 방송 자국의 문화를 알리고, 타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비정상회담’의 3MC 전현무, 유세윤, 성시경, 사진 JTBC

■굴곡의 3년 반, 논란과 하차史

3년 반이 늘 무탈했던 것은 아니다. 첫 방송부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다양한 국가에서 온 여러 명의 패널이 인기를 얻으며 종종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첫 방송부터 함께한 터키 출신 패널 에네스 카야는 불륜설에 휩싸이며 방송 5개월 만인 2014년 12월 하차를 택했다. 2014년 10월에는 일본 대표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기미가요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연출자가 경질되고 음악 감독은 계약이 파기됐다. 2015년 4월에는 개그맨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가 소속된 옹달샘의 여성비하 논란에 MC 유세윤의 하차 요구가 거셌으나, 옹달샘이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하고 제작진이 ‘기회를 주겠다’며 일단락됐다.

‘비정상회담’ 3MC와 패널들, 사진 JTBC

■외국인 예능 전성시대

출연 외국인 패널들의 인기가 높아지자 다른 예능에서 그들을 섭외하기 시작하면서 마치 <비정상회담>이 ‘파생 예능’을 낳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종영한 JTBC 여행 예능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주로 <비정상회담> 출신 멤버들이 고국을 소개해 <비정상회담>의 외전 같은 느낌을 물씬 풍겼다. 지난 7월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에브리원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패널로 이탈리아인 알베르토를 캐스팅하고 멕시코인 크리스티안, 독일인 다니엘 등 <비정상회담> 출신 멤버들을 대거 출연시키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 4일 마지막 방송에서 패널들은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크리스티안은 “멀리에서 온 친구들에게 자기 나라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며 눈물을 머금었다. 왕심린은 “나중에 할아버지가 돼 돌아보면 여기 있던 순간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밝혔다. MC 성시경은 “기회가 된다면 더 유익한 내용으로 찾아오겠다”며 “3월에 다시 만나자”고 시즌2를 예고했다.

JTBC <비정상회담>이 잠시 비운 자리는 새 월화극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이어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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