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세탁을 모르는 ‘진격의 거인’ 잭 리처 시리즈, ‘나이트 스쿨’

1990년대 구조조정 열풍이 세계를 뒤흔들던 시기에 영국 그라나다 방송국에서 송출담당 감독 한명이 해고를 당했다.

실업자가 된 감독은 자신의 첫 습작 추리소설을 쓰며 특이하고 매력적인 주인공을 창조했고 이 인물은 추리소설과 대중문학을 아우르는 아이콘이 됐다.

거구의 몸에 날카로운 추리력을 장착하고 세탁은 할 줄 모르는 잭 리처가 21번째 장편소설 ‘나이트 스쿨’( NIGHT SCHOOL·리 차일드 저·정경호 번역·오픈하우스)로 돌아왔다.

최근 작품에서 점점 나이가 들고 노화현상을 보여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잭 리처는 팔팔한 청년장교 시절 이야기로 등장해 일단 강한 체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20번의 싸움을 모두 승리한 잭 리처는 1996년 35세 헌병 소령 시절에 큰 사건을 해결한 덕분에 훈장을 받았다. 그리고 바로 그날 펜타곤은 그를 정체불명의 ‘학교’에 보낸다. 그곳에 FBI 요원 워터맨과 CIA 분석전문가 화이트가 와 있었다. 그들도 공을세우고 큰 임무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들 앞에 두 거물이 다가와 독일 함부르크 신흥 불법조직에 암약한 CIA 첩자가가 보낸 메시지 ‘그 미국인이 1억 달러를 요구합니다’ 를 하달한다. 인류를 파멸시킬지도 모를 모종의 거래를 막기 위해 FBI, CIA, 미 육군 헌병대, 독일 경찰이 작전에 참여한다. 110 특수부대를 이끄는 잭 리처는 자신의 부관 니글리와 함께 사건의 발단이 된 곳으로 향한다.

잭 리처 시리즈는 전혁 후를 다룬 스토리들에선 엉뚱한 나그네 잭 리처가 기이한 사건에 얽히거나 이상한 상황을 관찰 한 후 호기심에 이에 접근했다가 거대한 악과 마주하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군 복무 시기를 다룬 사건들은 명령에 따라 사건을 맡은 후 행군을 하듯 사건의 본질에 접근해서 척척 해결하다 미국 정치나 군시스템의 모순이나 내부의 적과 직면하곤 한다.

잭 리처는 때로는 악당 보다 더 무자비한 폭력을 쓰면서 통쾌하게 자력구제를 하고 세상도 구하는 것이 매력이다. 또 미국과 세계에 대한 해박한 상식과 냉소적인 조크도 즐거움을 준다.

책 속 잭 리처 캐릭터는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습 보다 젊은 시절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고인이 된 존 웨인 모습이 떠오른다.

이야기 구조는 무협지를 연상시키고 주인공 뒷모습은 관우를 묘하게 닮았다. 덩치 크고 과묵한 제임스 본드의 미국 인 친척 같기도 하다.

팬들이 찾아 낸 바에 따르면 잭 리처가 옷을 세탁하지 않는 이유는 ‘어페어’에서 군복에 코피가 묻었을 때 살짝 드러난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