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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이슈] 회사에 불리하면 ‘아몰랑~’ YG가 열애설에 대처하는 자세

대형 기획사의 일처리가 대인배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좋은 소식은 밝히고, 그렇지 않은 소식에는 묵묵부답이다.

가요계를 장악한 후 배우들도 다수 영입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연예기획사를 하는 이상, 소속 연예인이 이런 저런 사건에 휘말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유독 YG는 ‘위기 관리’에 일관성이 없다. 최근에 이어진 사례는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 사진 경향DB

지난 1일 디스패치는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과 배우 이주연의 열애설을 보도했다. 매체는 보도를 통해 두 사람이 서울 성동구 지드래곤의 집과 경기도 구리시 이주연의 집을 오가면서 데이트를 했다고 밝혔고, 지드래곤이 제주에서 별장의 형태로 쓰는 건물에서도 만났다고 보도했다.

YG 측은 이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초반에는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내 “드릴 말씀이 없다”로 노선이 바뀌었다. 보도가 나간 지는 이미 이틀이 지났지만 이주연 측을 통해서도 답을 들을 수 없다.

지드래곤과 이주연의 교제 여부는 지난해 두 사람이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에 함께 있는 장면이 등장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동일한 배경으로 보이는 곳에서 찍은 사진을 나눠 올리면서 두 차례 점화됐다. 그때마다 YG는 “개인 사생활이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세 번째 열애설에도 YG가 이렇게 대응할 것이란 것은 예견됐었다.

하지만 또 다른 열애설엔 기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18일 빅뱅 멤버 태양과의 배우 민효린의 결혼 소식이 그것이다. YG는 “내년 2월 결혼이 맞다”고 인정했다. 심지어 민효린의 소속사보다도 빠르게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같은 날 불거진 젝스키스 이재진의 교제설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둘의 데이트 장면 보도에, YG는 “개인적인 일정까지는 잘 모르는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내년 2월 결혼을 발표한 그룹 빅뱅 태양(왼쪽)과 배우 민효린. 사진 태양 인스타그램

YG는 언제나 그랬다. 좋은 반응이 예상되는 태양이나 구혜선, 테디 등의 열애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했지만, 회사의 입장에서 불이익으로 여겨지는 ‘더 블랙레이블’ 쿠시의 코카인 구매 흡입 혐의나 빅뱅 탑의 대마초 흡연 혐의 그리고 지드래곤의 교제설 등에는 입장발표를 미루거나 내지 않았다.

연예인도 사람이다. 그들의 교제 사실을 두고 타인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이는 개인의 행복추구권과 관련한 일이다. 하지만 같은 사안을 가지고 YG가 대응하는 방식은 ‘회사에 유리한 소식은 빨리 인정하고 불리한 소식에는 확답을 피한다’는 방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드래곤의 경우에는 이 방침이 아티스트의 의지와 같은 지 의구심이 든다. 지드래곤은 과거 재일교포 모델 미즈하라 키코와의 열애설 이후 매체 인터뷰에서 의견을 밝히고 싶어했다. 당시 그는 “보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게 맞는 거다. 누굴 만나는 게 죄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형 매니지먼트사의 위기 관리 메뉴얼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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