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기억 저편에서 그저 머물러 있는 것일까. 아니면 매번 새록새록 다시 쌓이는 것일까. 12년 만의 컴백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등 기본 교육과정을 모두 수료한 세월이다. 그 세월의 벽을 넘어 그룹 NRG가 돌아왔다. 데뷔 20주년도 맞췄다. 처음 풋풋한 미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던 멤버들은 그 수도 약간 줄었지만 풍기는 분위기도 요즘 말로 ‘아재’라고 부를 법할 만큼 바뀌었다. 하지만 외모는 과거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한다. 음악적 열정도 그러하다. 그렇게 추억은 우리들의 눈앞에 살아났다.
NRG는 지난해 10월28일, 데뷔 20주년에 맞춰 새 미니앨범 <20세기 나이트>의 활동을 시작했다. 음악방송도 새벽부터 준비하고, 행사도 하고 팬들과도 만나는 등 마흔 줄이 넘었지만 10대, 20대 초반 아이돌들이나 할 법한 스케줄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각자의 사정으로 활동을 하지 못했던 이들의 눈은 이렇게라도 팬들과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다는데 대한 설렘으로 가득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딱딱한 지면으로 그대로 옮기기가 아까워 팟캐스트 형태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10년이 지나든, 20년이 지나든 그 입담은 여전했다. (①에서 계속)
- 앨범에 신곡 두 곡 외에도 리믹스곡 두 곡 ‘히트송’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실었다.
천: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노유민이 NRG의 얼굴이 되게 해준 곡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헌정의 의미를 담아 실었다.”
이: “녹화를 하다 H.O.T. 출신 문희준씨가 이야기해주더라. 과거 노유민이 나왔을 때 팀이 서로를 ‘어떡하지’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고 한다.”
- 노유민의 외모를 이야기하니 다이어트로 몰라보게 달라진 경력이 있었다.
노: “다이어트를 한 지 3년이 됐고 유지가 된다. 체질이 좀 바뀐 것 같다. 체중이 100g이라도 늘면 관리를 하게 된다.”
이: “다들 관리는 잘 했다. 나 역시 데뷔 때 몸무게가 62㎏이었는데 많이 나갈 때는 71㎏ 정도 나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니 마음만 먹으면 5㎏는 금방 뺄 수 있는 것 같다. 스트레스는 따로 없다.”
- 데뷔 20주년이 됐다. 어떤 느낌이 드나.
천: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똑같은 느낌이다. 막연하게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다. 마이클 잭슨, 서태지와 아이들이 됐다고 생각하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순간이었다. 그러면서 배우는 거였다. 이미 배울 때쯤엔 시간이 많이 가 있다. 지금의 생각으로는 후회없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큰 성공을 못 거두더라도 ‘노래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런 가수였으면 한다.”
이: “어린 시절에는 노래, 안무, 멤버에 대한 자긍심이 컸다면 지금은 좋아해주실 수 있을 만큼은 노력했다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노: “멤버들에게 피해는 주지 말자는 생각은 들었다. 나는 실력이 형들보다는 떨어지고 연륜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만큼은 피해를 주지 말자는 생각이 잇다.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더 늦기 전에 형들과 함께 하면서 원 없이 해보고 싶다.”
- NRG하면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던 초창기 그룹이었다. 지금도 그런 욕심은 없나.
이: “사실 100% 확정은 아니지만 준비하는 공연이 있다. 과거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좋은 일이든 아니든 다 추억으로 남겨두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예전 기억을 가져봤자 득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 2018년의 계획이 있다면.
이: “‘20세기 나이트’ 활동을 하고 평창올림픽 노래를 준비한 게 있다. ‘고 투 더 평창(Go To The Pyeongchang)’인데 강원도에 헌정했다. 이후로는 싱글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 NRG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노: “NRG라는 팀이 역사에 남겨졌으면 한다. 어떤 그룹이라도 그 계보가 있지 않나. 거기서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팀이 됐으면 한다. 오래오래 사랑받으면서 노래방에서도 불리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이 인터뷰는 인터넷 및 모바일(https://www.podbbang.com/ch/6993)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