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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바리의 까칠한 味수다] - 겨울왕국 평창의 ‘미식 올림픽’

“피~용~창(Pyeongchang)”

그날 밤, 늦도록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동계올림픽 개최국 발표 장면을 지켜본 분들 많으실 테죠. 자크 로게 IOC위원장이 작은 종이쪽지를 양손가락으로 펼쳐 보이며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평창을 호명하던 때가 2011년 7월이었으니 벌써 6년이 훌쩍 넘었군요. 그때만 해도 2018년이 오긴 오나 말했던 기억이 나는데 어느새 정신 차려보니 한 달도 채 안 남았지 뭡니까. 어쨌든 88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이후 대한민국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 스포츠축제인 동계올림픽이니 만큼 무사히 잘 치러지기를 기원하면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멋진 플레이도 기대해 봅니다. 특히 북한도 이번 올림픽에 참여하게 돼 의미가 남다른 대회가 될 것 같네요. 드라마 ‘도깨비’에서 나온 유행어를 빌려 응원해보면,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대한민국 선수들 스키 혹은 스케이트의)모든 날이 좋기를ㅋㅋ.

하지만 올림픽도 식후경이라고 짜릿한 경기를 즐기기 전에 맛있게 배부터 채워야 하는 게 순서겠지요. 이번 주는 설상 종목이 열리는 평창 지역의 맛집을 다음 주에는, 빙상 종목이 열리는 강릉 맛집을 2회에 걸쳐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겨울왕국 평창으로 레고레고!

도암식당

■ 도암식당

언제가부터 ‘금징어’가 된 오징어, 그것도 동해에서 잡힌 ‘물 좋은’ 오징어를 삼겹살과 함께 고추장 양념으로 매콤하게 볶아먹는 오삼불고기로 유명한 집입니다. 횡계로터리에 위치해 있는 ‘도암식당’은 1층은 정육점으로 운영되고 2층으로 올라가면 100% ‘철푸덕 좌석’인 식당. 1인분에 1만3000원인 오삼불고기를 인원수대로 주문하면 테이블에서 지글지글 볶아먹는데 탱클 탱글한 오징어의 씹히는 맛이 엄지 척. 양념도 과하지 않고 딱 맛있게 매워 질리지 않으니 연신 입으로 가져가게 만들더군요. 특히 고랭지 평창답게 배추의 맛이 기가 막히더라고요. 오삼불고기 안에도 있지만 생배추도 따로 내어주니 밥과 고기와 함께 쌈을 싸 먹으면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맛. 거의 다 먹고 난 뒤 볶음밥은 뭐 선택 아닌 필수고요. 가지수가 많지는 않지만 반찬도 깔끔하니 만족스럽고 사장님이 서비스로 내주신 황태국(8000원)도 일품.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그밖에도 오삼불고기의 원조집이라고 일컬어지는 40년 전통 납작식당도 같은 메뉴로 인기가 좋답니다. 납작식당은 포일을 깐 팬 위에 야채없이 오징어과 고기만 볶는 스타일에 볶음밥은 없지만 어린이용 간장양념 불고기가 있고, 도암식당은 주물 프라이팬 위에 직접 볶고 볶음 밥도 가능하니 취향에 맞는 곳으로 골라가면 될듯 합니다.

오대산가마솥식당

■ 오대산가마솥식당

진부면 오대산국립공원 과 월정사 가는 길에 들르기 적당한 산채요리 전문점. 산채정식에는 두릅, 냉이, 더덕과 각종 버섯요리, 전류 등 30여 가지의 반찬이 깔린다고. 아침에 방문했기 때문에 정식 대신 산채비빔밥 단품을 시켰는데도, 상이 꽉 찰 정도의 열가지가 넘는 반찬에 젓가락이 바쁠 지경이었죠. 이름도 생소한 여러가지의 산나물이 고소한 참기름 향과 어우러져 건강한 한끼로 몸을 채웠다는 행복감이 들더라고요. 가격도 착해 가성비 좋은 곳으로 강추.

오대산가마솥식당 말고도 손님이 올 때마다 가마솥밥을 새로 짓는다는 40년 전통의 산채백반전문점 부일식당, 곤드레돌솥밥이 맛있는 고향이야기 등도 추천할 만해요.

진태원

■ 진태원

적어도 횡계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탕수육 맛집. 방송을 탄 적이 없음에도 스키어들과 보더들의 입에서 입으로 그 존재가 알려진 내공의 중국집.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운 대표메뉴 탕수육의 튀김 공력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식당은 테이블이 고작 대여섯 개 뿐이라 대기시간 또한 어마무시. 휴일에는 식사시간과 관계없이 손님이 많은 편이라 전화번호를 남기고 근처 한 바퀴 구경을 다녀와도 될 정도예요. 이 집 탕수육의 또다른 매력은 소스와 같이 얹어져 있는 생 양파링과 배추, 부추의 아삭아삭한 식감이더군요. 가격은 2만원이지만 양이 매우 푸짐해 2~3명이 함께 먹기에 충분했어요. 예전에는 탕수육을 시키면 맛보기로 내주던 군만두는 이젠 따로 주문해야 하니 서비스 달라고 억지 부리지 마시고요^^. 식사메뉴로 많이 주문하는 짬뽕은 매우 자극적인 편이라 매운 것을 잘 못 드시는 분들이나 어린아이들에겐 비추합니다.

대관령한우프라자

■ 대관령한우프라자

봉평면에 위치한 한우구이 식당으로 일반 고깃집이 아닌 정육식당으로 운영되는 곳이에요. 부위별로 포장돼있는 고기를 1층에 있는 정육점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골라서 결제를 한 후, 바로 옆 식당으로 가져와 차림비(4000원)를 내고 구워먹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다른 식당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죠. 한우에 먹음직스런 자국을 남겨주는 그릴 불판에 숯은 당연히 참숯이고요. 맛깔스러운 반찬들은 리필 가능. 등심에는 적당한 마블링이 섞여있어 입에서 살살 녹더라고요. 겨울이라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춥지않은 계절에는 야외 테라스에서 구워먹으면 더 좋겠더라고요.

용평회관, 대관령숯불회관, 부산식육식당도 부근에서 한우구이 맛집으로 유명하니 참고.

>>주변 볼거리

월정사: 대웅전 앞마당에 팔각구층석탑의 아름다운 자태를 둘러봐도 좋고,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유명한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연인과 손잡고 걸으면 더 좋다. ‘천년의 숲’이라고도 불리는 이 길은 단풍이 내린 계절에도 좋지만 눈덮인 숲길도 낭만적이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9㎞ 거리의 선재길은 도로가 나기 전 스님들이 오가던 숲길로 등산로가 대부분 평지여서 자녀들과 함께 걷기에 무리가 없다. 차로도 상원사까지 갈 수 있다.

대관령목장: 겨울의 대관령의 목장은 들판에 양떼나 소를 볼 수는 없지만 사방에 눈이 덮인 풍경만으로도 환상적이다. 하늘목장과 삼양에서 운영하는 양떼목장 2군데가 있다. 입장료는 5000원과 9000원으로 차이가 있지만 규모면에서는 삼양목장이 훨씬 크다. 양떼에게 건초를 먹이는 체험은 축사에서 할 수 있다.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산책길에 각종 시설물 앞은 기념촬영 포인트.

봉평 효석문화마을: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자 작가 이효석의 생가가 있는 곳. 메밀꽃 대신 눈꽃이 낭만적인 풍광을 선사해준다. 이효석 생가, 이효석 문학의 숲, 이효석 문학관 등 자녀들과 들러볼 곳도 많고 메밀꽃 필 무렵, 봉평막국수, 현대막국수, 미가연 등 메밀전문식당도 다양하게 있으니 막국수와 메밀전병, 감자전 등은 꼭 한 번 맛보고 가길.

>>교통Tip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인 2월 9일부터 25일까지는 영동고속도로 6개 IC 통행료가 면제되니 차량을 이용한 경우 참조. 해당되는 곳은 올림픽 경기장으로 갈 때 지나야 하는 강릉, 평창, 면온, 속사, 진부, 대관령IC이다. 패럴림픽 기간인 3월 9일부터 18일까지도 해당이 된다고. 하이패스 차량은 평소와 동일하게 진입, 진출하면 무료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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