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63·사진)는 16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해 “사법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본인의 한을 풀기 위해 분풀이로 권력기관을 전부 악으로 단죄하고 개편하는 데 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지난 14일 검찰, 경찰, 국정원의 개혁안을 발표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컨벤션에서 열린 한국당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청와대의 ‘조국’인지 ‘타국’인지 나와서 설치는 것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며 이 같이 발언했다.
홍준표 대표는 “본인이 사법시험을 통과 못 했으면 그것으로 그만이지, 권력기관을 개편하고 검찰의 힘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나도 검찰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해봤으니까”라며 “지금처럼 놀아나는 검사도 있고 정의로운 검사도 있다. 싸잡아서 자기 사법시험 통과하지 못한 분풀이로 검찰 개혁을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 <1987>을 관람한데 대해 “대통령이 ‘1987’ 영화를 보고 울었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질질 울면 안 된다. 지도자는 돌아서서 우는 것이지 눈물을 보여선 안 된다”며 “걸핏하면 질질 울어서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은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또 “영화를 보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일으킨 것은 경찰인데 안보수사권 등 모든 것을 경찰에 줘서 경찰공화국을 만들겠다고 한다”며 “권력기관은 견제와 균형이 유지돼야지 한 기관에 전부 몰아줘서는 안 된다”고 했다.
홍 대표는 또 “대공수사권을 없애면 대북감시 기관인 국정원은 존재가치가 없어진다”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참 나는 측은하다고 생각한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권력을 잡았다고 한 철을 날뛰는 것을 보면 참 측은하다”고도 했다.
홍준표 대표 주장과 달리 서울대 법대 출신인 조국 수석은 2014년 펴낸 <나는 왜 법을 공부하는가>라는 책에서 사법시험에 응시도 하지 않았다며 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조 수석은 책에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제대로 작동됐다면 나의 고교 및 대학 후배인 박종철 군이 어찌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경찰관에 의해 ‘고문살해’ 됐겠는가”라며 “이런 현실에서 법 공부에 흥미가 생길 리가 없었다”고 밝혔다.
조국 수석은 “법률이나 판례를 보면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것이 많았기에 ‘내가 도대체 이걸 왜 공부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들었다”며 “사법고시를 봐서 판사가 되겠다는 고교 시절 꿈은 점점 사그라졌다. 군부독재를 지탱하는 집권여당인 민정당을 ‘육법당’이라 비꼬던 내가 그 무리 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