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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탑승 중 계단에 ‘쿵’…창피한 사고낸 아시아나, 승객 케어도 수준이하

계류장에서 승객을 태우던 비행기가 미끄러져 승객 탑승용 계단차와 충돌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충돌로 기체 날개 엔진 부위가 손상되는 일이 벌어졌는데도 정작 항공사 측은 ‘별일 아니다’는 반응을 보여 항공업계의 ‘안전불감증’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21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7시20분쯤 김포발 제주행 아시아나 OZ8993편이 김포 계류장에서 승객을 태우는 도중, 바퀴 받침목을 미리 빼면서 기체가 미끄러져 승객을 싣고 이동하던 탑승용 계단 특장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이 비행기에 다 타지도 않은 상황에서 계류장에 고정돼 있어야할 기체가 앞으로 나아갔지만 기장을 비롯한 현장 인원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20일 오후 7시20분쯤 김포발 제주행 아시아나항공 OZ8993편이 계류장 승객 탑승용 특장 계단차와 충돌해 서 있다. 왼쪽 제트 엔진 덮개 부위와 정면, 측면 부닥친 상황이다. 왼쪽에 해당 승객들이 계류장에 서 있다. |승객 제공

결국 이 사고로 OZ8993편은 엔진덮개 일부가 찌그러져 운항을 포기했다. 인명피해 등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승객들 역시 계류장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은 “표면적으론 충돌 사고지만, 큰 일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통상 승객들이 모두 탑승하기 전에 기체 바퀴 받침목을 미리 빼기도 한다”며 “큰 사고는 아니지만 발생 원인이 어떠한 이유에서 일어났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항공기체 개발업계 관계자는 “OZ8993편은 탑승 도중 받침목을 빼 앞으로 기체가 움직인 경우로 기체결함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기장과 공항 계류장 간 신호 오류 및 이를 빨리 인지하지 못한 점 등은 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체가 작은 모델의 경우 날개 엔진 부분에 물리적 충격을 받게 되면 비행 시 고압을 견뎌야 하는 상황에서 무리가 갈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계 ㄱ항공사 기장 역시 “승객을 모두 태우고 마지막 신호를 보내 바퀴 고정물을 제거하는게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사람이 모두 타지도 않았고 문을 닫지도 않은 상황에서 받침목을 제거했다는 것은 최소 3단계 이상 안전 점검을 무시한 것”이라며 “계류장에서 이러한 안전불감증 사례가 다반사로 행해지고 있지는 않나 의문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행기는 자동차와 달리 2중 3중으로 브레이크 제어·센서 장치를 지니고 있는데 이번 일은 단순 사고로 볼 수 없고 더구나 수백여명의 생명을 실어 나르는 비행기 구동에서는 절차를 반드시 지키고 아주 작은 오작동도 절대 용납되어선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OZ8993편이 계류장 승객 탑승용 특장 계단차와 충돌해 서 있다. 이 충돌 충격으로 엔진덮개 일부 부위가 찌그러졌다. 승객 제공

한편 사고 직후 승객 응대도 수준이하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날 OZ8993편을 탔다가 다른 항공편으로 갈아타는 불편을 겪어야 했던 사업가 ㄴ씨는 “제주에서 중요한 미팅을 취소하는 등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면서 “탑승 도중에 기체가 움직여 사람이 크게 다칠수도 있었는데 왜 단순 사고라고 평가절하하는지 모르겠다. 놀란 승객들이 기체에서 나와 덜덜 떨며 수분 동안 계류장에 방치됐음은 물론이고 긴급 셔틀버스도 늦게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과 한국공항공사는 OZ8993편 승객 260여명 중 100여명을 20일 오후 8시45분과 9시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연결편으로, 160여명은 오후 10시20분쯤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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