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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평창 문화올림픽’ 총연출 맡은 김태욱 감독

다음달 9일 강원도 평창에서 개막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 패럴림픽’에 발맞춰 강원도의 아름다움과 문화와 볼거리를 전세계 사람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문화올림픽’이 열린다.

‘영감’(Inspiration)을 주제로 다음달 3일 강릉원주대학교 강릉캠퍼스에서 막을 올려 24일까지 총 40여 개의 문화행사가 동시에 열리는 또 하나의 또하나의 축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강원도, 강원문화재단 등 주최 측은 이번 문화올림픽을 통해 인간 갈등과 세계 회복을 이야기하는 ‘평화올림픽’의 메시지를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이중 대표 작품으로 막을 올리는 ‘천년향’은 강원도의 자연과 해, 달 그리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를 모티프로 한국 전통적 춤과 연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다. 추최측은 이번 공연을 대사가 없는 넌버벌퍼포먼스로 준비해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문화올림픽의 총연출을 맡은 김태욱 감독을 만났다.

‘2018평창 문화올림픽’ 총감독과 테마공연 연출을 맡은 김태욱 감독.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전세계인이 강원도의 아름다운 문화와 풍경, 정취를 대단히 몽환적인, 새로운 경험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원문화재단 제공

- ‘2018 평창 문화올림픽’은 어떤 행사인가.

“‘문화올림픽’은 올림픽 가치를 통해 전세계 사람들을 참여하게 만드는 행사입니다. 다양한 문화활동과 엔터테인먼트, 축제, 교육, 체험활동 등 개최도시가 올림픽 기간 전부터 종료 시까지 전개하는 프로그램과 페스티벌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이번 평창 문화올림픽은 ‘평창, 문화를 더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외 일반인 특히 청년세대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국가간의 문화교류를 활성화 할 150여개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올림픽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 확산과 우리나라와 강원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날마다 문화가 있고 축제가 있는 문화올림픽’을 목표로 대회기간 강원도 곳곳에서 언제, 어디서든 새롭고 풍부한 문화프로그램들을 선보여 한국의 예술적 역량을 세계무대에 알리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 테마공연 ‘천년향’은.

“2018 평창 문화올림픽의 여러 프로그램 중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할, 독특한 연출의 관객참여형 공연 ‘이머시브 쇼’(Immersive Show)입니다.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자연과 신, 인간의 어울림 그리고 갈등과 회복을 이야기하며 여기에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통해 평화올림픽의 메시지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 관객 참여는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나.

“천년향의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모든 관객이 자연의 일부인 가면을 착용하게 됩니다. 이는 신과 자연 그리고 인간이 함께하는 신비스러운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한 일종의 의식이죠. 관객은 일반적이 공연장 문이 아닌 무대를 통해 입장하게 됩니다. 극의 일부가 되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통로에도 다양한 연출을 더했습니다. 입·퇴장 시 공간의 변화를 통해 천년향이 담고 있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죠. 또 강원도 대자연의 스펙터클한 숲을 몽환적이고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기존 1000석 규모의 관중석을 500석 규모로 크게 줄여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의 마음을 모아 하나의 오브제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연출의 관객참여형 공연 이머시브 쇼 ‘천년향’ 연습 현장. 강원문화재단 제공

- 특히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다면.

“‘기원제’장면입니다. 강원도의 자연속에서 살아가던 인간들이 마음속에 불쑥 찾아온 탐욕과 재앙의 기운으로 서로를 해치고 세상이 폐허가 되는데, 이때 황폐해진 세상을 위로하는 소녀의 간절한 몸짓과 사람의 마음을 모아 세상을 회복시키는 무녀의 기원제가 이루어지는 장면이죠. 자연의 치유와 회복이 절정에 도달할 무렵 신목이 만개하는 때, 관객이 사전에 작성한 소원지를 매달게 됩니다. 이는 인간의 마음과 관객의 마음이 더해져 자연이 회복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일반의 공연들과는 차별화된 점이 많아 보인다. 어떤 이들이 함께 했나.

- “처음 시도되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낯설고 어려운 작업의 연속이었습니다. 전혀 새로운 공간과 퍼포먼스를 구현해내기 위해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머리를 맞댔죠. 먼저 김윤수 전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이 협력연출 및 총안무를, 윤혜정 강원도립무용단 상임안무자가 2막 안무를 맡았습니다. 뮤지컬과 정극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이희준 작가와 최귀섭 작곡가를 비롯해 민경수 조명디자이너와 김기영 사운드 디자이너가 참여했고 빅뱅과 2NE1, 싸이, 서태지 등 유명 가수의 대형 콘서트를 담당해왓던 유재헌 미술감독이 함께 했습니다.”

- 관객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70분이라는 짧은 시간, 강원도의 풍경과 정취를 느껴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대단히 몽환적인,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웅장하고 묵직한 평화의 의미를 느껴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2018평창 문화올림픽’ 총감독과 테마공연 연출을 맡은 김태욱 감독. 강원문화재단 제공

■김태욱 연출은?

‘2018평창 문화올림픽’의 총감독을 맡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 제작단 제작연출에도 참여했다. 앞서 올림픽 G-2년 기념행사와 G-1년, G-200일 공식기념행사 등을 연출했다. 지난 2015년에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개·폐회식 총연출과 국립극장 제야음악회 연출, 세계군인체육대회 개·폐회식 책임프로듀서 그리고 전국체육대회 개·폐회식 총감독 등으로 활약한 바 있다. 대통령 표창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2회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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