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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예품 장터앱 아이디어스 “손재주 있는 당신, 사장님으로 모십니다~”

‘망할까 걱정되니 제발 임대료를 올려 받아라’는 말을 건물주에게 하는 세입자들이 있다면? 그럼에도 천하태평으로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건물주라면?

비록 온라인 상의 일이지만, 수공예품 장터 앱 ‘아이디어스’가 그런 곳이다.

백패커(대표 김동환)가 개발한 ‘아이디어스’는 남들과 다른 제품, 수공예품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며 성장하고 있는 주목받는 서비스로 지난해 470억원 이상의 누적거래액을 기록했다.

최근 서울 인사동에 문을 연 아이디어스 오프라인 1호점

핵심은 손재주만 있다면 누구나 앱을 통해 개인 사업을 시작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핸드메이드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들을 직접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는 마켓 플랫폼으로, 액세서리부터 의류, 식품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판매한다.

지난해 말, 3000명 이상의 작가가 스토어에 등록돼 있고 총 작품수가 5만5000여개에 이를 정도로 국내 최대 규모의 수공예품 장터를 열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수제 비누, 핸드메이드 구두, 먹거리 등. 월 1000만원 이상 수익을 내는 작가도 상당수고, 비누의 경우 지난해 월 4000~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작가도 있다. 올해는 이달중 처음으로 월매출 1억원을 올리는 작가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디어스의 장점은 별도의 입점비용이 없다는 점이다. 판매 건마다 수수료 22% 또는 월정액 5만5000원을 선택해 입점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임대료를 올려 받으라’는 세입자들(?)의 요구는 이 때문에 나왔다.

아이디어스 입점 작가들은 최근 김동환 대표에게 “우리야 돈을 벌어 좋지만 걱정이다. 아이디어스가 잘돼야 우리가 좋은것 아니냐? 수수료를 올려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힘을 더 써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작가들의 잇따른 요청에 김대표는 올해 소정의 수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아이디어스를 만든 계기는 도예를 전공한 동생의 영향이 컸다. 동생을 도와 주말마다 가판을 깔고 제품을 판매해본 경험을 살려 만든것이 아이디어스다.

김 대표는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가판에서 판매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아이디어스에서는 연간 수억원대를 벌어가는 작가도 생길 정도의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손재주만 있다면 누구라도 창업을 할 수 있다”며”고 말했다.

아이디어스는 각종 수공예품을 중개하면서 작가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을 돕는 길잡이 역할도 한다. 배송 방식과 포장 설명, 브랜드 전략까지 알려주는 식이다.

아이디어스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백패커의 검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검증된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고, 작가는 좀 더 전문적으로 자신만의 마켓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또 작가 전용 SNS 기능을 구현해 작품 등록·판매 뿐 아니라 작가들의 개인 스토리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작가들이 저마다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면 소비자들은 여기에 공감하고 소통하며 일종의 팬덤을 만들어주기 위한 기능이다.

이밖에 작가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메신저 기능, 작가 교육 및 사진촬영 대행 서비스, 맞춤 주문, 작가 후원 기능 등도 무료로 지원한다.

최근에는 온라인 공간을 넘어 오프라인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인사동 쌈지길에 문을 연 오프라인 스토어 1호점에서는 가죽 소품, 비누, 향수, 악세사리, 문구, 아트토이, 도자기 등 약 60명 작가들의 총 500여점 수공예품 작품 판매를 시작으로 다양하고 특색있는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쌈지길이 조성되면 오프라인 2호점을 오픈하는 등 관련 산업 발전과 브랜드화에 앞장 설 예정이다. 또 최근 청강대와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산학과의 연계를 통해 수공예분야에서의 청년 창업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김동환 대표는 “아이디어스는 작가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관련 산업을 키우고 다양한 수공예품 분야를 만들어 일자리 창출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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