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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전태수 추모글’로 홍역치른 조민아 “진짜 관종 누군지 묻고싶다”

조민아는 최근 고인이된 동료배우 전태수 추모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홍역을 치렀다. 스포츠경향은 지난 22일 조민아를 만나 당시 상황을 물었다.

조민아는 “손이 떨려 청심환을 두 개나 먹었는데 심장이 진정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10년지기 친구의 빈소를 찾아 가는 길이었다. 기자는 여전히 떨고있는 그의 발길을 잠시 멈춰 세웠다.

조민아. 사진|이석우 기자

조민아는 얼마 전 동갑내기 친구 전태수와의 통화를 떠올렸다. 그것이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좀 더 이야기를 들어줄걸, 좀 더 친절하게 말할걸…”이라고 읊조렸다. 5년 넘게 악플러들의 공격에도 꿋꿋하게 견뎌냈던 조민아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고인에 대해 “평소 겁도 많고 유약한 성격이었던 터라 내재된 우울이 컸을 것 같다”며 “그래도 이렇게 곁을 떠날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오열했다.

그런 조민아는 SNS를 통해 고인이 된 친구를 향해 추모글을 남겼다가 악플러에게 뭇매를 된통 맞았다. 그는 일부 악플러들과 기자들에 대한 원망을 숨기지 않았다.

“악플러들은 저보고 이슈를 좋아하는 ‘관심종자’래요. 제 블로그에 조금이라도 관심가졌던 분이라면 제가 소소한 것에 감사하고 매순간 즐겁게 살려고 노력했다는 걸 아실 거예요. 친구를 추모하는 것까지 비아냥대는 건 너무 힘들어요. 기자들도 마찬가지예요. 개인공간에서 작은 행복이라 여겼던 것들을 헤집어 자극적으로 제목을 달고 이슈화시킨 건 누군가요? 진짜 관심을 끌고 싶어 하는 ‘관종’이 누구냐고 묻고 싶어요.”

조민아가 올린 추모글

그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도 악플을 재생산하는데 한몫했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난도질’이라 표현했다.

5년 전부터 지금까지 조민아에 대한 과열된 악플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 ‘조민아’라는 이름 세 자가 들어간 기사마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해왔다. 일부 기자들이 개인 SNS를 통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관련기사를 출고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가 이런 상황 속에서 그저 관망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악플러들을 고소하기도 했고 왜곡된 기사들을 수정해달라고 언론사에 수없이 요청하기도 했다. 돌아오는 것은 상처뿐이었다.

“악플러를 고소해도 그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었어요. 잘못된 기사를 수정해달라거나 내려달라고 언론사에 요청해도 단칼에 거절당했죠. 상처를 받아도 잘 참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아파요. 이제 제가 숨만 쉬어도 욕을 먹을 것 같아요. ‘내가 죽어야 이 모든 것이 끝나는 걸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평범한 미래도 꿈꿀 수 없을 것 같다’는 그의 말, 완전한 그로기 상태였다.

정신과 상담을 권하는 기자의 말에 조민아는 고개를 숙였다.

“그럼 사람들이 저를 보고 ‘병자’라며 악플을 달 거예요. 악플은 여지없이 제가 생각하는 최악의 것들이 그대로 펼쳐져요”

빈소를 향하는 조민아의 발걸음, 친구를 보내는 슬픔과 미안함 그리고 무기력함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나만 아니면 되지. 사실이 아닌 것들은 언젠가는 밝혀질거야. 모두가 날 싫어하는 건 아닐거야’라는 되새김으로 참고 견뎠어요. 비밀글로나마 토닥여주는 몇몇 분들에게 기대어 그렇게 여기까지 왔어요. 친구를 추모하는 것까지 비아냥거리고 악플을 던지는 건… 정말 견딜 수가 없어요.”

기자는 조민아와의 대화 내용을 근거로 손석한 정신과 전문의의 조언을 구했다. 손 원장은 “악플러들은 공격과 비난을 통해 가학적인 쾌감을 느낀다. 당사자가 희생양이 된 상태”라며 “5년 동안 당사자에게 지속적으로 테러가 있었다면 늘 지켜보는 이들이 있을 가능성이 많고 이미 조직화된 안티세력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어 손 원장은 조민아에 대해 ‘만성적 스트레스와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 두번의 상황이라면 금방 회복됐겠지만 5년의 시간은 자가 회복 단계를 넘어선 시간이다. 누구든 이런 상황에서는 불안해지고 나아가 삶 전체가 피폐해질 것”이라 덧붙였다.

손 원장은 악플러들의 행위를 ‘집단 따돌림’에 비유했다. 그는 “전형적인 집단따돌림의 특성이다. 따돌림의 가해자는 상대방을 봐가면서 괴롭힌다”며 “소속사도 없는 만만해보이는 연예인 출신 한 사람을 대상으로 왕따 주동자와 가담자가 끊임없이 비아냥하고 합리화시키면서 우월감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대처법에 대해서는 “무력해진 상태라 쉽지 않겠지만 피하는 것보다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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