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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여상규 향한 비난 쇄도…국민청원이어 정치권까지 “당신은 웃깁니까”

정작 당사자는 묵묵부답이다.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 28일 과거 판사 시절 내린 간첩조작 사건 판결과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여상규 의원은 전날 방영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제작진이 ‘석달윤 씨를 혹시 기억하느냐’는 전화 질문에 “재판을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매주 한 열건 정도씩 하니 1년 이상 된 거는 기억할 수 없다”고 답했다.

여상규 의원이 누리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여상규 의원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이어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다.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이 정말”이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이 프로그램은 1980년 서울시경 정보과에서 형사로 근무하던 석씨가 당시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에 의해 고문수사를 당하고 간첩으로 조작된 사건을 다뤘다. 당시 석 씨의 1심 재판을 담당했던 여 의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이후 석 씨는 18년간 옥살이를 하다 2009년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방송 직후 여 의원의 발언은 인터넷을 타고 삽시간에 퍼졌고, 이날 온종일 인터넷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는 여상규 의원의 이름이 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부 누리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상규 의원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여 의원 등 과거 국가폭력에 관련된 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청원 글은 20건을 넘어섰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

아울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성토에 나섰고, 보수야당인 바른정당은 논평까지 내며 여 의원 비판에 가세했다.

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올려놓고 “당신은 웃깁니까? 우리는 피눈물이 납니다”고 썼다.

진선미 의원도 페이스북에 “여상규 의원은 현재 자유한국당 ‘정치보복 특별위원회’ 자문위원!”이라며 “무고한 사람들에게 간첩이라는 누명을 씌워 사형까지 당하게 만든 세력이 또 전쟁을 막고 신경제 성장의 기회인 ‘평화올림픽’에도 추악한 색깔론의 누명을 씌워 폭망시키려 합니다! 절대 불가!”라고 적었다.

정청래 전 의원은 트위터에 “홍준표, 김성태, 여상규, 당신들 정말 웃기고 있다”며 “정치가 뭔가? 고통받는 사람들 위로하고 공동체 삶의 질 개선 아닌가? 사람에 대한 예의도 없고 기본도 모르는 자들이 무슨 정치인가?”라고 쏘아붙였다.

바른정당 권성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1980년대 불법 구금과 고문 속에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어냈던 당시 판사가 그 책임을 묻는 기자에게 ‘웃기고 앉아있네’라며 대화를 끊던 모습은 ‘안하무인’ 그 자체였다”며 “억울하게 인생을 망친 피해자에게 사과와 위로의 한마디를 할 수 없는 것인가. 여전히 정신 못 차리는 제1야당”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는 해당 발언과 관련, 여 의원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해명을 들을 수 없었다. 여상규 의원 측은 별도의 입장문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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