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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이슈] ‘리턴’ 고현정 하차로 돌아보는 배우 중도하차史

주연배우 고현정의 하차로 비화된 SBS 수목극 <리턴>의 내부 갈등은 고현정과 SBS의 결정 이후에도 그 후폭풍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배우들이 다양한 사연으로 출연 중인 드라마에서 빠지거나 다른 배우로 배역이 교체되긴 했지만 이렇게 한창 방송 중인 드라마에서 연출자와의 갈등으로 배우가 바뀌는 상황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배우가 바뀌어 상승세가 꺾이거나 오히려 반등한 작품이 있긴 하지만 이 사례와 비견될 수는 없다.

주로 드라마의 배역이 교체되는 경우는 극 초반 촬영 일정을 맞출 수 없거나 출연관련 세부 교섭에서 실패한 경우 또는 촬영 중 배우가 심대한 건강상의 이상이 있을 때 였다. 역대 드라마 배역 교체 역사를 살펴본다.

배우 구혜선(왼쪽)과 오지은. 사진 경향DB

■ 건강상의 이유

많은 여배우들이 극중 건강상의 이유 때문에 배역에서 물러나야 했다. 구혜선은 지난해 방송된 MBC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 방송 3주 만에 간헐적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에 후송됐다. 당시 그는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치의의 소견으로 드라마에서 빠졌다. 구혜선의 자리는 초반이라 장희진으로 대체될 수 있었다. 장희진은 이어받은 배역이었지만 호연으로 드라마의 인기를 이끌었다.

오지은은 2016년 방송 중이던 MBC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를 찍던 도중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전치 8주의 중상을 당했다. 당시 한 주에 2회분을 찍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거의 두 달에 가까운 공백은 제작진 입장에서도 난처한 상황이었다. 결국 오지은의 배역은 임수향이 이어받았고, 그 역시 빼어난 연기로 제 역할을 해냈다.

2012년 방송된 KBS1 드라마 <대왕의 꿈>에서 선덕여왕을 연기했던 박주미는 촬영장 사이를 이동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4~5주 간의 치료와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그는 주치의와 제작진과의 논의를 거쳐 하차를 결정했다. 이 배역은 홍은희가 이어받았다.

배우 한예슬(왼쪽)과 이태임. 사진 경향DB

■ 촬영거부 또는 각종 논란

2011년 배우 한예슬은 당시 출연 중이던 KBS2 드라마 <스파이 명월> 출연 당시 촬영을 거부하고 갑자기 미국으로 떠나는 초유의 사태를 냈다. 당시 한예슬 측과 KBS 측은 서로의 책임을 논하며 공방전을 벌였다. 한예슬은 소속사와 가족의 설득으로 사흘 만에 현장으로 돌아와 촬영을 재개했다. 결국 이에 의한 결방이 이어졌고 한예슬의 이미지는 실추되고 말았다. 그는 다시 드라마로 복귀하는데 4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태임은 2015년 드라마와는 관련 없는 예능 출연 당시의 논란이 비화돼 하차했다. 그는 MBC 예능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또 다른 출연자 예원과의 촬영장에서 대화한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 욕설논란에 휘말렸다. 결국 여론은 직접적으로 예원을 공격한 이태임에게 안 좋게 흘렀고 그는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에서 하차했다. 드라마에서 이태임이 맡았던 역은 사라졌고, 50부작의 드라마도 26회를 마지막으로 조기종영됐다.

2008년 이다해는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을 찍던 중 물러났다. 당시 그는 팬카페에 “내 연기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제가 저의 혜린이를 이해할 수 없는데 어떻게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그의 진짜 하차이유에 대해서는 아직도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못했다.

배우 이미연(왼쪽)과 김규리. 사진 경향DB

■ 계약 연장 불발

촬영 전 출연 계약을 해놓고 이를 연장할 때 의견이 맞지 않아 드라마를 떠난 배우들도 있었다. 2001년 KBS2 드라마 <명성황후>에 출연했던 이미연은 중도에 드라마에서 빠졌다. 당초 80회 계약을 했지만 드라마가 40회 연장이 되면서 연장관련 교섭이 결렬됐다. 결국 이미연이 명성황후의 중년 이후 출연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드라마는 중년이 된 주인공을 설정해 최명길이 투입됐다.

2016년 방송된 SBS 드라마 <우리 갑순이>에 출연한 배우 김규리는 50회에서 60회로 극이 연장되면서 일정을 정리하지 못해 극에서 빠지게 됐다. 결국 김규리의 빈자리는 서유정이 대신했다. 그러나 이후 그가 지난 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드라마 하차에 대한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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