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이 여성 배우 폭행 사건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정되면서 배우 이성재, 후지이 미나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세 사람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불거진 배우 폭행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전했다.
김기덕 감독은 “4년 전 유감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법정에서 모든 사건을 진술했다”며 “많은 스태프가 보는 가운데 연기 지도를 하는 가운데 리허설을 진행했다. 폭행 사건은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데, 당시 반대 의견은 없었다. 배우와 해석이 달라 일어난 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판결이 나왔는데 억울하지만 승복한다”며 “많이 반성했고, 시스템과 연출 태도도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가 폭력적이라도 내 삶은 그렇지 않다”며 “영화와 비교해 내 인격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또한, 그는 “나는 영화를 만들 때 안전과 존중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영화가 아무리 위대하다고 해도 배우나 말단 스태프를 인격 모독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며 “그런 태도로 영화를 만들어 왔는데 4년 전 일이 이렇게 이어진 것은 나로서도 유감스럽다. 다만 영화계 전반과의 연계가 아닌 개인적 사건으로 반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2013년 개봉한 영화 <뫼비우스> 촬영 중 여성 배우의 뺨을 때리고 사전 협의없이 남성 배우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한 혐의로 고소 당했다. 이에 법원은 폭행 혐의만 인정하고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