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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김아랑과 임효준, 그들은 메달보다 동생이 먼저였다

지난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와 남자 1000m에서 4위는 모두 한국 선수들의 차지였다. 여자 1500m에서는 김아랑(고양시청)이, 남자 1000m에서는 임효준(한국체대)이 각각 4위에 올라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누구보다 아쉬운 마음이 클 테지만, 이들은 환히 웃었다. 임효준보다 먼저 경기를 끝내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아랑은 “오늘 경기 결과는 아쉽지만, 나한테 만족하는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며 “아쉽지만 다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로 마음을 잡았다”고 말했다.

17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최민정 금메달을 차지하자 김아랑이 축하해주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언니’인 김아랑은 자신의 성적보다 오히려 동생들을 먼저 챙겼다. 앞서 예선에서 충격의 탈락을 한 심석희(한국체대)를 두고 “(심)석희 몫까지 하려다보니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사실”이라며 “민정이처럼 잘하는 아이인만큼 힘들어도 남은 경기가 있기에 잘 이겨낼 것”이라고 격려했다. 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최민정(성남시청)이 눈물을 쏟아내자 먼저 다가가 웃으면서 축하해주기도 했다. 김아랑은 “(최)민정이한테 울지 말라고 했다. 다들 1등은 민정이가 했는데, 민정이가 울고 내가 웃냐고 했다”며 “고생했고 울지말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햇다.

김아랑에 이어 믹스트존에 나온 임효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임효준은 이날 서이라와 함께 헝가리의 산도르 리우 샤오린과 자리를 다투던 도중, 안쪽으로 무리하게 파고 들려던 산도르와 뒤엉켜 서이라와 함께 넘어졌다.

임효준은 “속상하다”고 하면서도 “누가 올라가든 축하해주자라고 말하고 들어갔는데 아쉽게 (황)대헌이가 먼저 떨어졌다. 그래도 대헌이가 우리를 응원해주고 우리도 대헌이를 위로해줬다”며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그러면서 “이게 팀인 것 같다. 계주에서 금메달을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이들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똘똘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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