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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머르 “동료의 부적절한 발언, 선수단 대표해 사과한다”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르가 22일 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 휠라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밤 벌어진 네덜란드 선수단과 관련한 사건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릉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빙속황제’ 스벤 크라머르(32)가 한국 비하 발언을 한 얀 블록휴이센(29)의 발언에 대해 네덜란드 선수단을 대표해 사과했다. 네덜란드 선수단장도 먼저 참석해 공식 사과했다.

크라머르는 22일 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에 위치한 휠라하우스에서 한국 취재진이 모인 가운데 “우리가 어제 기자회견 전이나 후에도 그런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을 대표해서 내가 사과드린다”며 “한국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게 좋고 문화도 좋아하고 한국인들을 좋아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21일 밤 네덜란드가 남자 팀 추월 동메달을 딴 뒤 여린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블록휴이센은 기자회견장을 떠나며 “이 나라의 개들에게 좀 더 잘 해주기를 바란다(Please 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 thank you)”고 말했다. 당시 여자 팀 추월 금메달을 딴 일본 여자 선수단의 기자회견 차례임에도 네덜란드 남자 선수단이 먼저 자리하게 되면서 기자석을 일본과 한국 기자들이 대부분 채우고 있자 스벤 크라머르(32)가 자리를 일어나며 “모두 일본 기자들이 맞느냐”고 물었고, 옆에 있던 블록휴이센이 맥락없는 발언을 하고 나간 것이다. 외국인들이 종종 문제로 삼는 일부 한국인의 개 식용문화를 비아냥대는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밤 사이 논란이 커졌다.

22일 한국 취재진이 모인 자리는 원래 크라머르의 개인 행사였다. 크라머르가 개인 후원사인 휠라 홍보를 위해 잠시 들러 한국 취재진과 짧은 만남을 갖기로 약속된 자리였으나 공교롭게 전날 밤 불미스러운 일들이 겹치면서 크라머르와 함께 네덜란드 선수단장까지 참석해 공식 사과를 하는 기자회견장으로 분위기가 바뀌어버렸다.

예룬 바일 네덜란드 선수단장은 “우리는 한국 문화를 매우 존경하며 3주 동안 좋은 환경을 제공해준 데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네덜란드 선수단을 대표해 한국에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블록휴이센의 발언에 대해서는 “오늘 아침 이야기를 나눴다. 잘못했다고 인정하더라”며 “그는 동물애호가다. 그렇다고 해도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는데, 한국 문화를 폄훼하고 한국인들에게 상처를 줄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징계여부 등에 대해서는) 조직위원회 이사진과 논의해 결정할 것이고 블록휴이센도 트위터를 통해 사과의 말을 썼다. 추후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사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라머르는 21일 밤 라카이샌드리조트에 위치한 네덜란드하우스에서 벌어진 한국인 부상 사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크라머와 블록휴이센을 비롯해 팀 추월 멤버인 코엔 페르베이, 패트릭 로스트 등 네덜란드 대표팀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는 주최 측으로부터 받은 받은 커다란 상패를 무대 아래에 모인 사람들에게 던져 맨앞에서 맨뒤로 전달하는 일종의 ‘세리머니’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여성 2명이 상패에 맞아 다치는 사고가 벌어졌다.

크라머르는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어젯밤 일에 대해 사과한다. 누군가를 다치게 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사고가 벌어졌다”며 “죄송하다. 다친 여성분들을 만났고 괜찮다는 것과 집으로 돌아간 것까지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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