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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고민사전]작은 목표를 세우고, 자주 성취할 때 일어나는 변화

우리 뇌는 충분히 반복해서 행동을 입력해 놓으면 기억세포가 만들어진다. 그게 ‘평생 습관’이 된다. 부정적인 사고방식도 ‘습관’이어서,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면 행복을 창조하는 기억 세포가 만들어 진다는 게 지난 몇 주 동안 <고민사전>의 화두였다. ‘습관이 몸에 밴다’는 건 ‘그 행동을 하지 않을 때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한다는 뜻이다. ‘몸에 배인 안 좋은 습관’을 버리고 내가 바라는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기억세포’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 빼자. 규칙적으로 운동하자. 정리, 정돈 잘하자’ 성인이 된 후 매년, 매달, 매주 마음먹지만, 매번 나를 자괴감에 빠지게 하는 목표들이다. 25년 째, 목표 세우고, 실패하고, 자책하기를 반복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이 세 가지를 더 나이 들기 전에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 도전을 해보았다. 도전 50일째, 결과는 꽤 만족스럽다. 5년 동안 서서히 늘기만 했던 몸무게는 2Kg이나 줄었고, 집은 서서히 깨끗해지고 있다. 다음 세 가지 수칙이 큰 도움이 되었다.

첫 째, ‘막연하게 큰 목표’를 버리자. 목표가 크고 막연할수록 금방 지쳐버린다. ‘실천 가능한 하루 목표량’을 최소한으로 정하고, 조금씩 성취해 나가는 것이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면서 몸에 익히면, 가속도가 붙어 시간을 늘릴 수 있다.

5Kg 감량하기, 매일 1시간 운동하기, 매일 집 청소하기. 쉽게 세우는 계획이지만, 체력이 안 좋고, 몸 움직이는 걸 싫어하고, 정리정돈 못하는 나에겐 ‘엄청나게 힘든 일’인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내 성향을 무시하고, 매일 강요하고, 못 지키고, 자책하기를 반복하다보니, 스트레스 받아서 폭식하게 되고, 매달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고 있었다. 막연한 목표는 성취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실천 가능한 작은 목표를 세우고, 매일 성취하는 기쁨을 느낄 기회를 나 자신에게 주어야 한다. 하루 만 보 걷기가 아니라, 이천보 걷기. ‘저녁 금식’ 또는 ‘6시 이후 음식 안 먹기’ 대신 8시까지 식사 마치기. 식사 이후 야식 안 먹기. 매일 집 청소하기가 아니라, 자기 전 ‘20분간’ 알람을 맞춰놓고 정리정돈 하기. 너무 소심한 계획 같지만, ‘이 정도면 지킬 수 있겠다’는 나 자신과의 협상에서 고심 끝에 정한 것이었다. ‘집 청소를 다 하고 자자’ 생각하면, 생각만으로도 지친다.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만큼만 정리하고, 시간이 되면 멈추는 거다. 그러면 그 시간에 맞는 규모를 정해놓고 시작하게 되고, 집은 조금씩 깨끗해지기 시작한다. 이주동안 어지르고, 하루 날 잡아서 대청소하고, 몸살 나서 끙끙 앓으며 ‘청소는 정말 힘들어’를 외치는 것보다는 훨씬 쉬웠다.

둘 째, 습관을 바꾸려면 같은 행동을 ‘3주 동안 매일’해야 한다. 3주는 뇌에 습관을 각인시키는 단계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3주 동안은 하루도 어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의 뇌는 충분히 반복하지 않으면 저항을 일으킨다. 그 행동을 입력할 기억세포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행동이 습관화되는 데는 최소 3주가 걸린다. 생각이 ‘고정관념’을 담당하는 ‘대뇌피질’과 ‘불안’을 담당하는 ‘대뇌변연계’를 거쳐서, ‘습관’화 하는 ‘뇌간’까지 이르는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은 3주! 흔히 ‘21일 법칙’이라 불리는데, 심리학자와 의학자의 연구를 통해 체계화 되었다. 실제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3주 단위로 진행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셋 째, 3개월 동안 지속하자. 3주 동안 뇌에 습관을 각인시켰다면, 이 습관을 완전히 몸에 배게 하는데 3개월이 걸린다.

나의 나쁜 습관 1호 ‘미루기’는 바로 ‘크고 막연한 계획 세우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실천이 어려우니, 미루게 되고, 미루다 보니 습관이 되었던 것. 이번 주 부터는 ‘7시 30분까지 저녁 식사한 후 야식 안 먹기, 하루 이천 오백 보 걷기, 자기 전 25분간 정리, 정돈하기’로 목표치를 늘여보았다. 이틀 째 도전해보니, 꽤 할 만 하다. 심지어 어제는 6시30분에 저녁 식사를 끝낸 후 야식을 안 먹었고, 계획보다 500보 가량 더 걸어서 매우 뿌듯했다. 작은 계획으로 일단 습관을 들여 보자. 가속도가 붙어서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마음치유 전문가’ 박상미는?

‘마음치유 전문가’로 불리는 박상미씨는 문화치유 교육센터 ‘더공감 마음학교’와 ㈜더공감 커뮤니케이션의 대표다. 경찰대학교 교양과정 교수로 있으며, 법무부 교화방송국에서 전국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영화치유 강의를 하고, 교도소와 소년원에서는 <문화치유학교>를 연다. 저서로는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등이 있다. 고민상담은 skima1@hanmail.net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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