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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유 父 신웅의 ‘미투’ 두번째 피해자 “방송출연 미끼로 성폭행 무마 시도”

제작자이자 트로트 가수 신유의 아버지 신웅에 대한 ‘미투’ 폭로 두번째 피해자가 나왔다. 지난 9일 신웅에 의한 성폭행 피해 작사가의 ‘미투’ 폭로가 있은 후, 10일만의 일이다. 무명 가수인 ㄱ씨는 “신웅에게 1차례의 성폭행과 수차례의 성추행을 당했고, KBS·MBC·SBS 출연 등을 약속하며 성폭행 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ㄱ씨는 “신웅이 2016년 3월 이 같은 것을 각서로 약속했으나 제대로 이행치 않다가 ‘미투’ 사건이 불거진 지난 3월 초 4월 방송 출연 한 건을 잡아줬다”고 말했다.

ㄱ씨가 ‘미투’ 폭로에 용기를 낸 것은 “1차 피해자의 폭로에 마음이 흔들려 고민이 깊었다. 남편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른다. 그러나 성폭행을 ‘불륜’으로 몰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계속 숨어 있을 수 없었다”고 어렵게 입을 뗐다. ㄱ씨와의 인터뷰는 19일 새벽 전화와 오전 11시 대면 인터뷰 등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아래는 신웅의 성폭행을 폭로한 두번째 피해자 ㄱ씨와의 일문일답이다.

신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두번째 피해자 무명가수 ㄱ씨가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에서 기자를 만나 ‘미투’ 폭로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석봉 기자

- 어떤 일을 하는가?

“무명 가수다. 현재 밤무대 등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2004년 데뷔 앨범을 냈고, 2집 앨범은 신웅이 마지못해 내줬다. 그 역시 성폭행 무마용이었다.”

- 신웅과는 어떻게 만났나?

“2014년 가을쯤으로 기억된다. 대구에 있는 노래교실 부강사를 시켜주겠다고 해 처음 만났다. 물론 이 뿐이 아니라 전국 노래교실로 활동을 폭을 넓혀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자신은 노래교실 수강생과 여행갈 때 수수료를 챙기면 된다고, 수강료를 밀어주겠다는 말도 했다. 그런 후 2015년 6월쯤부터 3개월간 서울에서 대구를 왔다갔다하며 노래강사로 일했다. 그러던 중 신웅은 말 한마디 없이 나를 잘랐다. 내 자리를 대신하게된 후배를 통해 그 얘기를 전해 들었을 뿐이다. 황당했다.”

- 신웅과는 무슨 일이 있었나?

“지인을 통해 처음 만난 신웅은 유명 트로트 가수인 신유의 아버지이기에 내겐 잡고 싶은 끈이었고, 그에게 나는 ‘갑질’하기 좋은 먹잇감이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내가 대구까지 내려갈 생각을 했던 것은 신웅이 가지고 있는 트로트업계의 파워 때문이다. 그는 대구 노래교실의 부강사 제의를 하면서 만날 때마다 성추행을 했다. 2015년 6월 오산의 나이트클럽 인근에서, 그해 6월 2일 밤 11시쯤 용인 기흥초교 앞에 주차한 차안에서, 서울 강남 논현동 술자리 이후에 성추행을 서슴지 않았다. 그 때마다 그의 제안을 부끄럽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수차례 성추행이 이어졌다. 술을 마시면 어깨동무는 기본이고 가슴을 만지는 것쯤은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사람이다.”

- 성추행만 있었나?

“2015년 1월, 신웅의 친구가 구미에서 카페를 낸다며 오픈 공연을 도와달라고 했다. 그 때 신웅은 대한가수협회 경북지회장으로 파워가 있어서 그 제안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다. 공연 후 뒤풀이가 이어졌고, 신웅이 자고가라 했지만 거절했다. 그런데 그곳에 눈이 많이 와 심야 귀경이 힘들어졌고, 숙소를 잡아 준다기에 내키지 않았지만 그렇게 했다. 하지만 그 방은 독방이 아니었고, 신웅이 내 방에 들어왔다. 그 때 신웅이 성폭행을 했다. 신웅이 덩치가 크다. 여자인 나로써는 불가항력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 이후에 그런 일은 또 없었나?

“이 모든 일이 2014년 말 처음 만나, 2015년 초 대구에서 노래강사로 일하기 전에 벌어진 일이다. 노래강사로 일할 때는 또 그 일을 당할까봐 일이 끝나기 무섭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울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 이후 신웅의 또 다른 갑질이 시작됐다. 일주일에 한번씩 강의를 하면 회당 50만원씩 매달 200만원을 받기로 했지만, 잘리기 전 3개월간 받은 돈은 150만원도 안됐다. 총액 600만원 중 25%도 안되는 돈이다. 성폭행 당시 구미 카페 오픈 행사 비용은 40만원을 주더라.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성폭행과 성추행에 대해 항의하면, 신웅은 그것을 나와 벌인 ‘불륜’이라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해댔다.”

- 그간 신웅에게 당한 일이 억울하지 않았나?

“당연히 억울했다. 그래서 2016년 1월 성추행 건만 담아 경찰에 신웅을 고소했다. 남편도 모르는 성폭행 건은 끝내 숨기고 싶었다. 당시 나는 일도 없었고 너무나 힘들었다. 마침 신웅은 지인을 통해 2000~3000만원 정도로 합의를 하자고 했지만 거부했다. 그러자 지상파 방송 3사 프로그램에 출연시켜주겠다는 것을 미끼로 합의를 하자고 했다. 나의 제일 약한 고리를 치고 들어온 것이다. 무명가수에게 가요 프로그램 출연은 평생 꿈과도 같은 일이다. 2016년 3월 각서로 그 약속을 확약 받고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그 때 뿐이었다. 1년을 훌쩍 넘겨도 그 약속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다. 참다 참다가 항의를 하자 2017년 8월 앨범을 만들어 주기는 했다. 그러나 홍보는 전혀 해주지 않아 묻혀 버렸다. 이렇게 2집 가수가 됐다. 올 1월 신웅의 아들 신유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 화가 나 항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 때도 꼼짝도 하지 않던 그가 ‘미투’ 캠페인이 번지자 며칠전(3월초) 방송 하나를 잡아줬다. 지금 그의 비리를 폭로하는 마당에 그나마 출연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 신웅에 대한 ‘미투’ 폭로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전히 무섭다. 그는 1차 폭로자 이후처럼 ‘불륜’이라 말하지 않겠나. 언론은 그것을 받아 써줄 것이고…. 그는 트로트계에 영향력도 있고, 추악한 행동 뒤로 돈도 많이 벌었다. 난 이 사건 이후 생활고에 더욱 힘들게 살고 있다. 남편도 모르는 일이라 이번 폭로에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1차 폭로자의 행동에서 용기를 얻었다. 그는 자신의 성폭행 범죄를 KBS 등 방송을 팔아 무마하려 했다. 생활이 힘든 가수 후배들의 등을 쳐 자신의 탐욕을 채웠다. ‘미투’가 아니었으면 수많은 거짓말로 자신의 치부를 감추고 부를 더욱 불렀을 것이다. 피해자는 더 있는 것으로 안다. 그들이 용기를 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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