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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바리의 까칠한 味수다] 내 입맛에 그라운드홈런을 날려줘~야구장 맛집

여기저기서 봄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지 한참 됐지만 야구팬들에게 진정한 봄은 지난 주말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막전부터 대부분의 구장이 매진될 정도로 구름관중이 몰려든 것만 봐도 그 열기가 느껴지죠. 야구장에서 먹는 치킨도 맛있지만 속을 든든히 채워야 응원도 더 신나지 않겠어요? 직관 즐기시는 야구 덕후들을 위해 준비했어요. 주바리가 가봤던 야구장 주변 맛집으로 Go Go!

만족오향족발
만족오향족발 포장

■ 잠실구장 - 만족오향족발

서울3대족발로 명성을 떨친 ‘만족오향족발’은 서울 서소문에서 줄서서 먹는 맛집으로 유명해요. 국내 최초로 ‘온족’을 선보였고, 오향을 가미한 종물(족발을 삶는 물)이 이 집만의 특성이랍니다. 회사 근처라 주바리도 자주 가서 먹는 곳인데 2015년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후에 현재는 전국 30여 개의 매장이 성황리 영업 중이라네요. 그래서 잠실 쪽 지점을 가봤습니다. 어릴 때는 분명 신천역이었는데 어느샌가 ‘개명’을 한 2호선 잠실새내역과 가까운 곳이라 먹고 바로 야구장 가기에 편할 듯. 이 집은 오향족발도 맛있지만 불족발도 인기가 좋아서 보통은 반반으로 주문하게 되죠. 채썬 양배추을 적셔 먹는 마늘소스도 이 집만의 시그니처. 포장을 하면 (만둣국은 끓여 먹을 수 없지만) 족발과 야채·소스 등을 깔끔하게 담아주니 직관하면서 먹기에도 아주 좋아요. 테이크아웃은 2000원 할인되니 금상첨화. 하지만 솔직히 시청 본점에서 먹은 것이 훨씬 맛나더라고요(역시 프랜차이즈의 맹점T.T). 그래도 남녀노소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맛이니 잠실직관 때 들러 보세요.

송림가
송림가

■ 고척돔 - 송림가

고척동 인근에서 어렵게^^ 찾은 가족 맛집은 바로 ‘송림가’입니다. 개봉동에서 갈빗집을 하다 고척동에서 터를 잡은 지 30년 가까이 됐다는 점에서 일단 믿음이 갔죠. 식당 규모도 크지만 주차장 또한 넓어 차량을 이용하는 데 편하더라고요. 숯불갈비도 인기라던데 이날은 수라한정식 코스로 맛봤습니다. 죽과 물김치로 가볍게 시작했으나 바로 계절 샐러드, 아몬드를 버무린 연근, 잡채, 흑임자 새송이, 표고탕수 등이 화려하게 상 위를 수놓더라고요. 하나씩 맛보기로도 슬슬 배가 차오르는데 이어서 홍어와 묵은지, 육회, 복맑은탕, 치커리 불고기, LA갈비에 각종 전·튀김과 크림새우 등 술꾼들이 안줏거리 삼을 음식들이 줄줄이~. 불고기와 갈비는 달달해서 어린이나 외국인 입맛에도 딱일 듯해요. 이 정도에서 위장은 이미 포화 상태였으나 마지막 식사 메뉴가 다시 차려졌을 때는 보리굴비의 실한 비주얼에 입이 쩍 벌어졌죠. 된장찌개와 밑반찬들을 곁들여 공깃밥 한 그릇까지 클리어~. 과식을 부르는 ‘송림가’의 수라한정식 코스는 3만8000원(어린이 2만5000원)으로 그리 저렴하지는 않아요. 무난한 맛치고 조금 높은 가격대는 아쉬웠죠. 점심코스는 2만5000원이니 참고.

부암갈비
부암갈비

■ 문학구장 - 부암갈비

SK의 홈인 행복드림구장(문학구장)에는 다른 구장에는 없는 바비큐존이 있어 인기예요. 외야석 쪽에 마련돼 있는데, 테이블에서 불판과 고기·상추 등등 직접 싸 가지고 간 음식들을 즐기며 관람할 수 있죠. 그런데 탁 트인 야외에서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좋지만 정작 야구경기는 뒷전이 되더라고요. 구장에선 경기와 응원에 집중하고, 음식은 맛집서 먹는 것으로^^. 문학구장에서 4㎞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부암갈비’는 소개하기 민망할 정도로 이미 명성이 자자한 돼지 생갈비구이 식당이죠. ‘서식지’가 아니라 이쪽 지역에 방문할 일이 있으면 0순위로 가고 싶은 맛집이랍니다. 이 집에 가실 땐 대기는 각오하고 가셔야 해요. 최근엔 대기공간까지 따로 마련돼 은행처럼 번호가 뜨면 식당으로 가면 된다고. 1978년부터 영업을 했다는 부암갈비엔 메뉴가 돼지 생갈비 딱 하나뿐이라 주문할 필요도 없죠. 사장님이나 직원들이 손수 구워 주는 생갈비를 갈치속젓과 한 입, 고추장아찌와 한 입, 갓김치와 또 한입…하다 보면 어느새 고기가 ‘순삭’돼 버려요ㅋㅋ.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맛의 비결은 신선한 고기와 등갈비부터 삼겹살까지 이어진 정형의 기술에서 오는 듯. 젓갈볶음밥도 안 먹어 보면 후회할 맛. 고기를 다 먹을 즈음 불판 가장자리를 이용해 만들어주는 계란말이도 별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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