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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금빛 내 인생’ 서은수 “화려하지 않은 내 모습, 오래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 서은수는 연기보다는 광고에서의 수수한 이미지로 먼저 얼굴을 알렸다. 조금만 신경써서 주변을 둘러보면 그의 얼굴이 우리의 생활과 꽤 많은 부분 접해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거리를 지나는 버스의 광고판과 지하철에서는 결혼정보회사의 모델로 활동 중인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전자제품 양판점 광고에서는 최근 드라마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이태환과 함께 등장한다. 그리고 여행 애플리케이션에서는 간단한 예약으로 금세 여행지로 순간이동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늘 옆에 있는 것처럼 친근하면서도 오묘한 미모가 배어나오는 것은 배우라면 누구나 원할만한 모습이다. 외모를 통해 특정한 이미지가 자꾸 연상되는 것은 많은 작품을 하는 배우에겐 넘어서야 하는 장애물과 같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은수는 가진 게 많은 배우다. 아직 연기자로서의 경력은 오래되지 않은 그는 최근 막을 내린 KBS2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서 인기도 손에 거머쥐었다. 재벌가 사람인줄 알았던 언니가 사실은 엄마의 진짜 딸이었고 언니의 행복을 위해 자신은 배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둘째의 분노를 통해 드라마는 긴장감을 획득했다. 그 어떤 작품을 한 뒤보다 다양한 반응을 받고 있는 지금, 서은수는 연기가 또 한 번 부쩍 좋아졌다.

최근 막을 내린 KBS2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지수 역을 연기한 배우 서은수. 사진 UL엔터테인먼트

- 45%의 시청률, 이렇게 잘 될 거라 생각했나?

“그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죠. 시청률 이야기는 확실히 들어 잘 나온다고 알고 있었어요. 이 작품을 통해서 배우로서의 제 모습을 알릴 수 있겠다는 예상은 했죠. 너무 하고 싶은 역할이라 다른 것은 다 잊을 정도로 몰입을 했던 것 같아요. 우선 지수가 이름이 비슷했고요. 제 나이 또래의 연기를 할 수 있는 명랑하고 자유분방한 아이를 만나고 싶었어요.”

- 실제 집에서도 비슷한 모습의 딸인가?

“집에서도 어른들에게 ‘강새이(강아지의 부산 사투리)’로 불려요. 빵집에서도 일해본 적이 있고요. 자유로운 모습이 저와 닮은 부분은 있는 것 같아요.”

- 중간에 자신 출생의 비밀을 알고 분노하는 모습이 있었다.

“지수가 너무 순수해서 생기는 갈등이라고 생각했어요. 지수는 단순한 아이에요. 화를 표출하는 방법을 잘 모르죠. 투정 같이 들리고 이기적으로 보인다고도 봤어요. 하지만 제 입장에도 가족들 모두가 저를 배제하고 공감해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분명 마음이 많이 아팠을 것 같아요. 그래서 언니 지안(신혜선)과도 틀어지고 친엄마에게도 화를 내는 지수가 되죠.”

-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을 것 같다.

“물론이죠. 그런데 드라마가 중간 이후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타박을 좀 받았던 것 같아요. 댓글로도 그런 말씀들이 있었지만, 택시를 타도 ‘언니에게 왜 그러냐’며 제가 언니 뺨을 때린 장면을 언급하는 분도 계셨어요. 하지만 제 입장을 이해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감사했죠.”

최근 막을 내린 KBS2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지수 역을 연기한 배우 서은수. 사진 UL엔터테인먼트

- 평소 서은수였다면, 그런 상황에 처했으면 어땠을까.

“저는 평소 성격이 말싸움을 잘 하지 못해요. 부딪치고 기싸움하는 일도 싫어해요. 지수는 자기감정에도 솔직해서 그런 부분이 부럽기도 했어요. 저라면 방문을 걸어 잠그고 아예 나오지 않고 말도 안 섞었을 것 같아요.”

- 부산 출신으로 연기를 위해 무작정 상경했다고 들었다.

“부산 해운대에서 살았어요. 입시 연기를 준비하긴 했는데 서울의 학교를 가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무작정 올라왔죠. 연극영화과만 생각하고 준비했어요. 저만의 목표치가 있어서 이르지 못한다면 재수도 불사하고 준비했던 것 같아요. 정말 다행히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게 됐죠. 집에서는 부산에서 안정된 직장을 갖고 편하게 살길 바라셨던 것 같아요. 제가 고집을 부렸죠. 꿈이었거든요.”

- 진짜 부산 출신이니 사투리 연기가 자신있을 것 같다.

“그럼요. 과거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서도 ‘나라면 이렇게 했겠다’ 하면서 욕심이 났었어요. 앞으로 그 시리즈는 아니더라도 사투리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꼭 왔으면 해요.”

- 광고로 얼굴을 많이 알렸다.

“처음 제 얼굴이 서울 시내에 버스나 지하철에 깔렸을 때는 너무 창피했어요.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데 얼굴을 마스크랑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다니고 했죠. 지금은 버스를 타도 잘 모르시더라고요. 익숙해졌죠. 예전에는 땅만 보고 걸었던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최근 막을 내린 KBS2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지수 역을 연기한 배우 서은수. 사진 UL엔터테인먼트

- 어떤 이미지 때문에 그렇게 광고를 자주 했을까.

“처음 피로회복 음료 광고로 데뷔했는데 관계자 분이 ‘얼굴이 화려하고 예쁘기 보다는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고 해주신 게 기억나요. 텔레마케터 역할을 했는데 나중에 연기를 하니 정말 텔레마케터를 하던 친구가 데뷔한 줄 아시더라고요. 저 혼자 생각으로는 친근한 이미지가 질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길게 연기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배우로서도 좋은 점이라고 보나.

“주변에 너무 예쁘고 화려하신 분들이 많잖아요. 저는 그 길이 아니란 걸 알았어요. 부럽거나 그런 생각도 잘 없고요. 수수한 걸 좋아하고요. 다만 큰 키(170㎝)로 누군가의 동경을 받는 것 좋을 것 같아요.”

-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지금까진 참았으니까 아예 발산하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가끔 눈에서 독기가 있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어요. 악역도 좋고, 모든 캐릭터가 다 살아 숨쉬는 인물이었으면 해요.”

- 쉴 땐 무엇을 하나.

“취미는 단순해요. 음악을 모으는 게 가장 좋아요. 이소라, 김동률, 성시경씨 등의 노래를 좋아해요. 그러다 갑자기 강렬한 힙합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친한 사람이 있다면 제 ‘플레이리스트’를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해주고 싶어요.”

- 개띠라고 들었다. 올해가 ‘황금 개’의 해인데 <황금빛 내 인생>에 나왔다.

“<황금빛 내 인생>은 끝났잖아요.(웃음) 이제 서지수가 아닌 서은수로 뛰어할 시기가 왔죠. 좋은 드라마로 끝까지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저도 이 드라마의 주제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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