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 ‘황금빛 내 인생’ 이다인 “견미리 딸, 이유비 동생. 연기 잘 하면 저로 인정받겠죠”

연기자로서의 DNA는 대를 이어 유전되는 모양이다.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많은 배우들은 과거 이름을 떨친 배우들의 자녀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김용건의 아들이 하정우고, 백윤식의 아들은 백도빈이다. 연규진과 연정훈, 최주봉과 최규환도 있다. 박노식-박준규-박종찬은 무려 3대에 걸쳐 ‘배우 가족’을 이뤘다.

현재 가장 떠오르고 있는 배우 가족이라 하면 아무래도 견미리-이유비-이다인 모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견미리는 데뷔 35년차의 관록의 여배우고 그의 큰 딸 이유비 역시 현재 방송 중인 tvN 월화극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서 여주인공으로 활약 중이다. 앞으로는 이 계보에 둘째 이다인의 이름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 그 역시도 5년차의 배우였지만 아직까지 대표작이 없었다. 하지만 시청률 45%를 넘어선 KBS2 <황금빛 내 인생>의 최서현 역할을 앞으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느 2세 배우들이 그렇듯 그도 어머니의 그리고 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의 이름으로만 인정받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KBS2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극중 ‘해성가’ 막내딸 최서현 역을 연기한 배우 이다인이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잇다. 사진 강윤중 기자

- <황금빛 내 인생>은 어떠한 의미의 드라마로 남았나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은 처음이에요. 사실 연기를 5년차로 하고 있는데 그동안은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주변에서도 말씀을 많이 하시니까 엄마도 좋아하세요. 자랑스러운 딸이 되니 기분이 좋네요. 이 작품을 하게 된 건 큰 행운이고 복이죠.”

- 지금 인기를 실감하나요?

“최근에 엄마랑 하와이를 다녀왔거든요. 하와이 사시는 한국 분들도 다 드라마를 보셨더라고요. 어딜 가도 ‘혹시 <황금빛 내 인생>에 막내딸 아니냐’고 물어보셨어요. 예전에는 엄마랑 다니면 ‘견미리씨!’ 하는 반응이 많았거든요. 한 번은 공항 면세점에서 직원분에게 싸인을 해드리는데 그 분이 엄마보고 매니저가 아니냐고 하시는 거예요. 젊어 보인다고.(웃음) 결국 엄마는 ‘딸한테 밀렸네’ 하면서 삐지셨지만 속으로는 좋아하시는 게 보였죠.”

- 극중 ‘해성가’의 막내 서현과 서씨 집안 막내 서지호(신현수)는 극중 활력을 주는 역할이었어요. 어떤 다짐을 했나요?

“처음부터 대본연습을 하면서 저희는 ‘비타민C’ 같은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사실 드라마가 무거운 주제가 나오다보니 저희가 나오면 활력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집이 근처라 주말 낮에 한적한 곳에서 대본 연습도 하고 캐릭터 이야기도 했어요.”

- 결국 두 사람이 잘 되지 못할 거란 걸 알고 시작했다면서요?

“애인으로 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결혼을 안 한다는 건 알고 있었죠. 지호는 여자친구가 생기고 서로 너무 허무하게 엇갈리는 게 아닌가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서현이가 다시 당당한 커리어 우먼으로 거듭나는 걸 보고 왜 제목이 ‘황금빛 내 인생’인지 의미가 다가왔어요. 그래도 8개월 동안 함께 촬영하면서 가족처럼 느꼈거든요. 미니시리즈 촬영을 하면서는 느끼지 못했던 많은 교훈을 얻고 갑니다.”

최근 막을 내린 KBS2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극중 ‘해성가’ 막내딸 최서현 역을 연기한 배우 이다인이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잇다. 사진 강윤중 기자

- 어머니도 언니도 연기자인데, 모니터링은 잘 해주던가요?

“엄마는 냉철하게 해주세요. 늘 제 작품을 꼬박꼬박 보시고 못 하면 못 했다고 말씀해주시죠. 잘했다, 못 했다 비율이 4대6 정도인 것 같아요. 주로 작은 부분에서 평가가 갈리는데 시무룩하게 돌아서는 장면이 있다고 하면 ‘전혀 시무룩해 보이지 않는다’고 해주세요. 제 걸음걸이가 좀 종종걸음 같거든요. 그리고 항상 다른 배우의 분량이 촬영되더라도 앞에서 연기를 받아줘야 한다고 해주세요. ‘좋은 배우냐 아니냐는 거기서 갈린다’고 하시면서요. 언니는 딱히 연기 이야기는 잘 안 나누는 편이에요. 한 번은 현장에서도 혼나고 잘 몰라서 답답해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위로해주고 격려해준 적이 있어요. ‘네 이야기가 더 등장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우울해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줬죠.”

- 위로하는 언니지만 <해피투게더>에 나와서는 ‘현실 남매’처럼 다투는 일화를 공개했어요.

“저희라고 해서 다를까요. 다 같은 사람인 걸요. 그냥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했을 뿐이에요. 원래 <황금빛 내 인생> 배우 특집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출연 못 하고 ‘센 언니’ 특집이 있어 거기 나오게 됐어요. 그런데 너무 긴장이 되더라고요.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그래서 본방송을 못 보고 친구들에게 잘 나오냐고 묻는 정도였어요. 그래도 그렇게 한 번 해보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스튜디오에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게임하고 먹는 방송을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다인’이라는 이름은 예명이죠?

“본명은 이주희에요. 처음에는 예전에 제 본명으로도 기사가 많이 나서 저를 숨기고 싶었어요. 그래서 회사 대표님이 작명소에서 받아오신 이름이죠. 그런데 지금 회사(콘텐츠Y)와 계약만 했는데 기사가 나서 여파가 셌죠. ‘엄마의 후광 아니냐’는 평가들도 있었어요. 제 생각도 그랬고, 대표님 생각도 굳이 배우의 딸인 걸 알릴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었죠. 언니도 연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그런 사정이 밝혀지면 선입견이 생기는 부분도 어쩔 수 없거든요. 결국 연기를 잘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꾸준히 잘 해서 인정을 받으면 언젠가는 ‘견미리의 딸’에서 배우 이다인으로 설 수 있을 거니까요. 모든 건 제게 달렸죠.”

- 하고 싶은 배역이 있나요?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나 배역은 정한 게 없어요. 밝은 모습이 자신있어서 로맨틱 코미디를 해봤으면 좋겠지만 막상 즐겨보는 장르는 스릴러가 많아요. 제가 하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 최대한 많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해야죠.”

최근 막을 내린 KBS2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극중 ‘해성가’ 막내딸 최서현 역을 연기한 배우 이다인이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잇다. 사진 강윤중 기자

- 올해 개인적인 계획이 있나요?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데 12학번인데 아직 졸업을 못 했어요. 꼭 졸업을 하고 싶고요.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을 배워서 <윤식당>을 찍은 스페인에 꼭 가보고 싶어요.”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