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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지현 “‘곤지암’ 제겐 첫사랑이죠”

올 상반기 충무로 최고 이변을 꼽는다면 영화 <곤지암>(감독 정범식)이다. ‘공포물=여름 극장가’란 공식부터 깬 이 작품은 주연을 신예 배우로만 꾸리는 파격을 감행, 우려 속에서 베일을 벗었지만 개봉 첫 주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3월 한국영화 개봉 주 최고 스코어를 경신했다. 이뿐만 아니라 개봉 18일 만에 누적관객수 250만을 넘어섰다. 70만명 손익분기점은 진작에 넘겼다.

흥행의 중심엔 신예 박지현이 있었다. 첫 주연작인 <곤지암>에서 빙의되는 ‘지현’으로 분해 오싹한 공포를 전달했다.

배우 박지현, 사진제공 나무엑터스

“<곤지암>은 제겐 첫사랑이에요. 누구나 실패하지만 기억에서 지울 순 없는. 이 작품을 찍으면서 연기에 만족도 못 하고 힘들었지만,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곤지암’ 흥행? 실감 안 나요”

활짝 웃는 그에게서 흥행에 대한 기쁨이 엿보였다. 신인으로서 상업영화 주연을 맡는 것도 어려운데, 홈런까지 날렸으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근데 실감은 안 나요. 그냥 정범식 감독 영화가 잘 되어서 축하하는 느낌? 하하하. 제가 해냈다는 느낌은 안 나고요. 다른 친구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첫 주연작인데 얼굴이 해괴하게 나와 슬프지 않았냐고 하니 고개를 내저으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작품에 출연하기만을 바랐다’던 그다.

“공포물이란 장르 상관없이 ‘시켜만주면 뭐든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어요. 신인배우로서 주연을 맡을 수 있는 기회가 어디 있겠어요? 또 애초에 예쁜 배우가 될 거란 생각은 해본 적 없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어요.”

■“20kg 감량 전 예쁜 배우 꿈도 못 꿨어요”

큰 눈망울이 아름다운 그가 왜 ‘예쁜 배우’는 꿈도 못 꿨을까.

“연기 시작할 때 살이 많이 쪄있었죠. 20kg 넘게 감량했어요. 지금도 관리를 꾸준히 하는 편이고요. 그래서 살 빼기 전엔 그저 연기가 하고 싶으니 연극 무대에만이라도 오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여배우의 다이어트’ 비법에 귀가 솔깃해졌다.

“이렇게 말하기 안타깝지만, 결국 제일 좋은 건 운동이더라고요. 안 해본 운동이 없는 것 같아요. 그 중 PT가 제겐 제일 잘 맞았는데, 식습관까지 고치니 건강이 좋아지더라고요. 가끔은 아쉽기도 해요. 만약 연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맛있는 음식을 원없이 먹었을 텐데 말이죠.”

어릴 적 배우를 꿈꿨지만 부모는 일단 대학부터 가라고 했다고. 워낙 공부를 잘했던 터라 어렵지 않게 한국외대 스페인어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연기에 대한 열정은 결국 그를 ‘배우’의 길로 인도했다.

“연기를 하는 게 참 재밌어요. 앞으로도 이 마음만큼만은 꼭 지키고 싶고요. 지금까지 저 혼자서 연기한 걸 드디어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건데, 그것에만 감사하면서 지치지 않고 활동하고 싶어요.”

■“박서준·문소리 선배, 꼭 한 번 함께 연기해보고 싶어요”

이제 막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박지현. 함께 연기해보고픈 배우가 있냐고 하니 이미 꿈을 이뤘단다.

“박해일 선배를 워낙 좋아했어요. 같이 영화를 찍는 게 소원이었죠. 그런데 영화 <컨트롤>에서 이뤘어요. 오디션 통과하고 감독과 단 둘이 대본 리딩하는 날 기대치 않게 박해일 선배가 왔는데 ‘와~ 연예인이다’란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티 내면 안 될 것 같아서 누르느라 힘들었어요. 하하.”

또 다른 위시리스트도 생겼다는 그다.

“이젠 박서준, 문소리 선배와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요. <청년경찰>과 <오아시스>를 정말 인상 깊게 봤거든요. 특히 문소리 선배의 연기는 제게 충격을 줄 정도였죠. 기회만 된다면 그런 연기적 충격을 준 문소리 선배 옆에서 함께 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작품 마다 다른 얼굴이라 ‘얘가 걔였어?’란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요. ‘박지현 캐릭터는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게 상상이 안 돼’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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