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마약 전과자들과 친구로 지냈다는 증언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KBS 2TV <추적 60분>에서는 ‘MB 아들 마약 연루 스캔들-누가 의혹을 키우나’ 편이 18일 전파를 탔다. 방송에 따르면 이시형씨는 대형 병원장 아들 나모 씨, 김무성 의원 사위 이모 씨, CF감독 박모 씨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친구였다. 이들 세 사람 모두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이다. 이에 대해 이시형씨는 과거에 김 의원의 사위 이씨만 아는 사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 마약 공급책으로 알려진 서모씨와의 인터뷰도 방송됐다. 이시형씨는 서씨를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서씨는 인터뷰에서 “이시형과 많이 친했다. 친한 친구다”라며 친분이 있는 사이임을 밝혔다. 마약 사건으로 서씨와 함께 조사를 받았던 문모씨는 “이시형과 클럽에서 자주 봤다. 서씨가 가까운 동생”이라고 밝혔다. 문씨는 이시형씨를 어떻게 알게 됐느냐는 질문에 “ㅂ클럽과 ㅎ클럽에 자주 갔다”고 했다. 그는 “서씨를 통해 김무성 의원 사위를 알게 됐고, 그 후 이시형과 알게 됐다”며 “김무성 의원 사위랑 이씨랑 같이 있을 때 필로폰을 달라고 해서 준 적이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문씨가 지목한 클럽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그들 무리가 클럽에 오면 항상 마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문씨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시형씨 일행과 클럽에서 자주 어울렸던 공모씨를 찾았다. 공씨는 서씨랑 이기형씨가 친구 사이냐는 질문에 “잘 지내냐”라고 안부를 물은 후 “같이 스키장도 가고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라고 말했다.
공씨는 이시형씨에 대해 “조용했고 조심성이 많았다. 그때는 대통령 아들이어서 경호원들이 밖에서 기다렸었다. 티가 안나게 술 마시니까 상관 없었다”고 했다.
마약을 복용하는 장면을 본 적 있느냐는 말에는 “눈앞에서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연히 한다. 화장실 가는 거랑 똑같은 것”이라며 “마약 하고 있다는 것은 서로가 알고 있다. 줬으니까, 뭔가 줬다. 약을, 그거를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씨가 이시형씨한테 마약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이시형 씨는 지난해 10월 검찰에 자진 출두해서 마약 반응 검사를 받고 ‘마약류 투약 무혐의’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지 4년 뒤의 일이다.
검사 출신인 김희수 변호사는 이에 대해 “마약 음성 반응은 투약 혐의로부터 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검사 받은 6개월~1년 전에 마약을 안했다는 것뿐이지, 4년 전에 마약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추적 60분> 측은 이시형씨를 찾아가 취재 요청을 했다. 이시형씨의 거부로 인터뷰는 성사되지 못했다. 제작진은 “이씨의 주변 관계자들로부터 마약 투약과 관련한 정황 이야기를 들었다”며 “물증은 없지만, 이야기만으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시형씨는 지난 12일 KBS <추적 60분>팀을 상대로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방송을 금해달라고 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김도형 수석부장판사)는 이씨가 KBS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방송일인 18일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