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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송은범→9회 정우람…한화의 이상은 실현될까

한화 송은범과 정우람(왼쪽부터). 김기남 기자

한용덕 한화 감독은 올시즌 우완 송은범의 변신이 무척 반갑다. 송은범이 볼끝 변화가 구종의 특장점인 투심패스트볼을 던지면서도 포심패스트볼과 다름 없는 140㎞ 초중반대의 구속을 찍고 있는 것에 자신도 특급 투수 출신이면서도 놀라워하고 있다.

한 감독은 지난주 송은범의 활용법을 조금 더 구체화하고 싶었다. 8회를 지키는 승리조 셋업맨으로 중용할 뜻을 나타냈다. 앞서는 경기에서 송은범에 이어 9회 마무리 정우람을 등판시켜 승리를 사수하는 그림이었다. 강팀이라면 흔히 갖고 있는 8,9회 옵션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지난 21일 대전 넥센전에서만 해도 송은범을 6회 1사 뒤 올려 8회까지 끌고 가다 결국 리드를 빼앗기고 말았다.

한 감독은 “롱릴리프로는 다른 투수를 쓸 생각이다”고 말했다. 8회 송은범, 9회 정우람 기용은 올시즌 한화가 추구하는 이상과 같은 것이다. 그게 또 한화로서는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두 선수를 백분 활용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화는 지금 현재로는 마운드의 힘으로 앞서는 경기를 7,8회까지 끌고 가기가 쉽지 않다. 타격의 힘싸움에서 흐름을 잡아가는 경기는 종종 있었지만, 다득점이 되지 않은 경기의 근소한 리드를 선발투수 힘으로 지켜 계투진으로 넘기는 패턴은 아직 만들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개막 이후 믿고 키우려했던 젊은 우완 김민우에 이어 지난 23일에는 팀 마운드의 중견 우완 윤규진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두 선수 모두 선발진에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한 탓이었다.

한화로서는 외국인투수 키버스 샘슨과 제이슨 휠러가 아직은 원투펀치로 파괴력이 약한 가운데 다수의 국내파 선발진 중에서도 도드라진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개막 이후 한화 선발진의 평균자책은 23일 현재 6.77로 최하위.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도 5회로 개막 이후 낭떠러지로 추락했다가 올라오고 있는 롯데(4회)보다 1개 많을 뿐이다. 퀄리티스타트가 가장 많은 넥센(14회)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역시 불펜 옵션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선발진부터 튼튼해야한다. 아울러 선발진이 조금 일찍 내려가는 경기에서의 6,7회 카드도 쥐고 있어야한다.

한화는 아직 송은범의 투입 시점을 구체화하지 못했다. 팀 불펜에서 가장 센 카드인 마무리 정우람은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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