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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그날을 기다린다…10구단의 ‘5월 대망론’

잠실구장의 5월 하늘. 이석우 기자

한용덕 한화 감독은 5월이 한화에게는 희망이 계절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살짝 드러냈다. 아직 시즌 초반. 한 감독은 팀 순위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내면서도 5월이면 적어도 지금보다 나은 전력으로 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배경 중 하나로, 키버스 샘슨과 제이슨 휠러 등 외국인투수 둘이 선발 로테이션을 두어 차례 더 소화하면서 당초 바라던 수준까지 올라설 것이란 계산을 했다.

여기에 주포 김태균이 가세한 타선이 조금 더 안정화되면서 장민재·김범수 등 마운드의 예비 전력도 본격적으로 힘이 보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5월은 한화 입장에서는 승부처인 셈이다. 팀이 뜻대로 궤도에 올라온다면 한번 싸워볼 만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5월 대망론’을 한화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구단이 개막 이후 5월을 전력 완성 단계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4월을 보내면서 제각각 전력을 자가 진단한 뒤 처방전을 내리거나 미비한 전력을 보충해가는 시점이 대체로 5월로 모아지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 KIA 역시 5월이면 핵심 불펜요원인 좌완 심동섭을 재가동할 수 있는 데다 이범호와 안치홍 등의 복귀로 타선이 무게를 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주를 향하는 두산 역시 2군에 있는 외국인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5월이면 외국인타자다운 스윙을 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LG는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외국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가세를, NC는 시즌 개막 시점부터 그리워했던 신예 우완 에이스 장현식의 합류를 각각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두산·KIA와 함께 3강으로 분류되는 SK도 좌완 파이어볼러 김택형이 부상에서 돌아와 약점으로 평가되는 불펜진을 강화할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 이처럼 각 구단은 크고 작은 기대감에 5월을 기다린다. 각 팀 감독의 입장에서는 5월에 밀리면 만회하기가 그 만큼 어렵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만 해도 5월31일 기준, 5강이던 KIA, NC, 두산, LG, SK 가운데 시즌 종료 시점에 5강에서 밀려난 팀은 LG 뿐이었다. 각 팀은 6월 이후로도 끊없는 순위싸움을 벌이지만, 일단 5월을 보내면 정규 시즌 판도가 거의 윤곽을 드러낸다. 일정 구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지난해 KIA의 한국시리즈 파트너였던 두산 역시 4월을 12승1무13패로 보내며 7위로 처졌지만, 5월 한 달간 14승9패로 만회하며 이후 싸울 수 있는 여력을 만들었다.

모두가 5월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웃을 수는 없다. 5월은 누구에게는 당초 바람대로 ‘대망’이 되겠지만, 또 누구에게는 ‘절망’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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