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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형 최정’, 실투를 놓치지 않는 완성형 타자로

최정 SK와이번스 제공

그야말로 SK 최정(31)의 전성시대다. 홈런왕 3연패를 향한 최정의 발걸음이 가볍다.

최정은 지난 26일 문학 두산전에서 시즌 12·13호 멀티포를 날렸다. 경기 전까지 팀 동료 제이미 로맥(11개)과 홈런 공동 선두였던 최정은 홈런 2방으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현재 페이스는, 홈런왕 2연패를 한 지난 두 시즌보다 빠르다. 40홈런을 날린 2016시즌에는 팀이 개막 28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홈런이 5개뿐이었다. 46홈런을 기록한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 12홈런을 쳤다. 올해 최정은 4월에만 벌써 12홈런을 기록, 자신의 월간 최다 홈런과 타이를 이뤘다.

매 시즌 자신의 홈런 기록을 갈아 치우는 최정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 것일까.

SK 전력분석을 맡고 있는 정진형 매니저는 “타구 각도나 스윙 등 기술적으로 예년과 달라진 점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경배 타격코치는 “사실 최정은 타격 기술로는 변화가 필요 없는 선수”라고 했다. 최정은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면서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는다. 그런 상황에서 최정이 더 빠른 홈런 페이스를 보이는 것은, 실투를 놓치지 않고 큰 것으로 연결하는 비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 코치는 “사실 투수들이 좋은 공을 주지 않으니 타자로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최정이 최근 타격 밸런스가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는 비결은 상대 실투를 적시에 잘 공략하기 때문이다. 26일 경기에서도 장원준의 공에 타이밍을 잘 잡지 못하다 실투 하나를 잘 받아쳤다”고 했다.

두 번이나 홈런왕이 되고도 언론에서 자신을 ‘홈런타자’로 표현하는 것을 여전히 부담스러워하는 최정은 담담하게 초반 페이스를 즐기고 있다. 최정은 “생각보다 홈런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시즌 초반 중 초반이다. 타격감도 들쑥날쑥해 ‘이거다’ 하는 타격 밸런스가 한 번도 안 나왔다. 매 타석 다른 느낌으로 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홈런의 만족감보다는 생각보다 저조한 타율이 걱정이다. “타율은 떨어져 있고 경기마다 삼진이 나와 고민이 된다. 그렇지만 지금은 고민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도 되는 시기인 것 같다. 체력 싸움이 될 후반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매 시즌 장타자로 업그레이드되는 최정이 올해 50홈런 고지도 정복할 것인지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무엇보다 4번에 고정된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의 존재감이 3번 최정의 홈런 레이스에 더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 코치는 “지난 시즌과 달리 지금은 최정의 앞에 한동민, 뒤에 로맥과 김동엽 등이 안정적으로 포진하면서 최정이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역대 KBO리그에서 50홈런을 친 선수는 이승엽(은퇴), 심정수(은퇴), 박병호(넥센)뿐이다.

올 시즌 뒤 자신의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권리를 행사하는 최정의 주가는 폭등하고 있다. 2014년 말 당시 FA 최고 몸값인 4년 총액 86억원에 계약한 최정은 지난 4년간 더 무서운 타자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또 한 번의 ‘대박’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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