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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vs 신진서, 국내 최대상금 놓고 맞짱 뜬다

이세돌 9단

“신진서 선수와 맞붙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 vs “존경하는 이세돌 9단과 대국하게 돼 재미있는 바둑이 될 듯하다”

長江後浪推前浪(장강후랑추전랑) 一代新人換舊人(일대신인환구인)이라고 했다. 도도한 장강(양자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이 한 시대의 새 인물이 옛사람을 대신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흐르는 세월 속에서 세대교체는 아주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종종 노장들이 신세대의 도전을 버텨내며 화끈한 승부를 벌이기도 한다. 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신·구 맞대결’이다.

올시즌 GS칼텍스배 결승도 좀처럼 보기 힘든 신·구 맞대결로 ‘최후의 웃는 자’를 가리게 됐다. 신·구 주인공은 10대 신진서 8단(18)과 30대 이세돌 9단(35)이다.

신진서 8단.

지난 27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3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4강전에서 랭킹 3위 신진서 8단이 랭킹 2위 김지석 9단을 꺾고 처음으로 이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이보다 하루 먼저 같은 장소에서 열린 또 다른 4강전에서는 이세돌 9단이 윤준상 9단을 물리치며 결승무대에 선착했다.

이9단은 이번 결승전이 4번째 우승을 향한 도전한다. 그는 지금까지 7·11·17기 대회에서 우승하며 통산 5차례 타이틀을 획득한 이창호 9단에 이어 이 대회 최다우승 2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신8단은 첫 우승도전의 무대다. 그는 20기 대회부터 꾸준히 본선에 진출했지만 그동안 8강의 벽을 넘지 못하다가 올해 우승까지 넘보게 됐다.

둘이 결승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 하지만 상대전적에서는 3번의 맞대결에서 이9단이 전승을 기록하며 수치상으로는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이번 대결을 신8단의 ‘상대적 열세’로 보기는 어렵다. 이9단의 3승은 신8단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이전, 즉 2~4년 전에 거둔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둑이 강해지고 있는 신8단으로서는 이9단이 절대 ‘넘사벽’이 아닌 것. 그보다는 되레 이세돌 9단이 17세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또다시 ‘노익장’을 보여줄지에 바둑팬들의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이9단은 올해 들어 1월에 한·중·일 명인전과 해비치배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달 초 JTBC 챌린지매치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프로통산 50번째 타이틀 획득’의 기록을 세웠다. 또 GS칼텍스배 준결승전 승리로 올시즌 31승7패를 기록하며 변상일 7단과 다승 부문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장강의 거센 뒷물결에 밀리지 않는 도도한 앞물결의 위용을 뽐내고 있는 것.

그러나 장강의 뒷물결인 신8단의 기세도 녹록지 않다. 최근 국내랭킹이 3위로 떨어졌지만, 세계1인자로 꼽히는 박정환 9단에게 도전할 ‘거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것이 신8단이다. 결국 이번 결승전은 누구에게로 승리의 저울추가 기울지 예측하기 어려운 대결이 될 전망이다.

대결을 앞두고 이9단은 “신진서 8단에게는 신예의 패기가 있다. 좋은 승부가 될 것 같다. 우승은 언제나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고, 신8단 역시 “오랜만의 결승 진출인 데다 좋아하는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라 더욱 기대가 된다. 5일 연속 두는 대결인 만큼 잠을 실컷 잔다든가 많이 먹는다든가 체력관리에 더욱 신경 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우승상금 7000만원으로 국내 기전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GS칼텍스배의 23번째 우승자를 가리는 이번 결승5번기는 다음달 14일부터 먼저 3승을 거두는 쪽이 나올 때까지 하루 한 판씩 계속 둔다. 이를 바둑TV가 오후 2시부터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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