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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힌트…린드블럼+후랭코프 VS 니퍼트+보우덴

두산 린드블럼(왼쪽)과 후랭코프. 이석우 기자

평소에도 누가 낫다는 평가를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 만큼은 ‘힌트’를 살짝 내보였다.

“아무래도 그때보다는 팽팽한 경기가 많았으니, 투수 입장에서 조금 여유있게 던질 수 있는 상황 또한 줄었죠.”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 시즌 외국인투수로 선발진의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고 있는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에 대해 얘기하던 중이었다. 대화가 2016년 두산 선발을 지칭하는 ‘판타스틱4’의 핵심요원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과의 비교 단계로 넘어가자 김 감독은 올 시즌 경기에 대한 흐름 복기로 답을 대신했다. 올해의 원투펀치인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지금까지는 조금 더 주축투수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들렸다.

두산이 통합우승을 한 2016년 니퍼트와 보우덴은 대단했다. 니퍼트는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고, 보우덴은 18승7패 평균자책점 3.80을 찍었다. 그런데 그 시즌에 두 투수는 두산의 타선 지원도 화끈하게 받았다. 니퍼트의 득점지원(9이닝 피칭 기준)은 경기당 평균 8.93에 이르러 전체 1위, 보우덴은 7.40으로 2위에 기록될 정도였다.

그해 두산 타선은 정말 막강했다. 팀타율 2할9푼8리로 전체 1위, OPS(장타율+출루율) 0.851로 역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드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팀홈런 1위(183개)에 오르는 위대한 역사를 남기기도 했다.

올해 역시 두산 타선은 아주 잘 하고 있지만 아직 최고는 아니다. 7일 현재 팀타율 2할9푼4리로 2위, OPS 0.834로 전체 3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2016년 두산의 두 외국인투수 만큼의 득점지원은 받지못하고 있다. 린드블럼은 경기당 평균 6.97의 지원을, 후랭코프는 6.08의 지원을 각각 받고 있다. 전체 10위권 전후로, 중상위권 정도다.

그런데도 린드블럼은 6승1패 평균자책점 3.22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고, 후랭코프는 5승무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다승 2위, 평균자책점 2위에 올라 있다.

두 외국인 투수에 대한 두산 벤치의 만족도도 꽤 높아보인다.

이제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에게 요구되는 것은 한 시즌 내내 건강함을 보일 수 있는 내구성이다. 니퍼트와 보우덴 역시 2016년에는 시즌 내내 꾸준한 페이스로 40승(선발 39승)을 합작했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 또한 지금의 페이스를 기준으로 큰 등락만 보이지 않는다면 니퍼트와 보우덴의 전성시대와 흡사한 성적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막 이후 앞서 달리고 있는 두산의 시즌 ‘끝’을 가를 우선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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