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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고민사전]어제 이별한 당신께-아픈 마음 보호법 ①

돌이킬 수 없다면 잘 정리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집시다. 두 사람이 아무도 모르게 비밀리에 만난 관계가 아니라면, 친구, 가족 등 교류를 맺었던 사람들에게 관계 종결이 알려지는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이 과정이 또 한 번 두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연을 당한 쪽이 겪는 고통이 더 큰 시기입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만났대?’ 시작 단계에서 보였던 호기심보다 더 강렬하게, ‘왜 헤어졌대?’ 이별의 이유와 누구에게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만남보다 이별이 ‘가십’의 소재가 될 때는 귀를 닫고 무시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상처받은 나’를 내가 적극적으로 지켜야 할 시간입니다.

‘관계의 정리 단계’는 나 혼자 씩씩하게 건너야 할 다리입니다. ‘떠난 사람’의 섬에서 나와서 긴 외나무다리를 건너, ‘온전한 나’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함께 했던 시간과 기억은 지울 수 없지만, 같이 샀던 옷, 나누었던 선물 등을 정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인터넷상에 남아있을 흔적을 지워야 한다면, 꼼꼼하게 지우십시오. 마음은 아프겠지만 혼자 건너가야 할 다리입니다.

- 지금은 ‘자기 회복’ ‘자존감 회복’의 시간

돌이킬 수 없는 ‘죽은 관계’가 확실하다면, 미련을 접어야 합니다. 내 생의 일부였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관계의 죽음도 죽음입니다. 애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돌이킬 수 없는 관계라면 애도의 시간을 ‘그가 없는 내 삶’을 찾는 데 써야 합니다. 실연을 극복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두 사람이 만난 시간이 길다면, 만난 만큼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이별 직후에는 분노, 후회, 억울함, 그리움…, 역설적이고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의 쓰나미가 휘몰아칩니다. 감정 조절을 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조차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해보지만, 절대로 지나갈 것 같지 않고 괴롭기만 합니다. 심한 무기력에 빠져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실연을 극복하려면 심리적 안정감부터 되찾아야 합니다. ‘자기 자신의 회복’이 절실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자존감을 회복해야 합니다. 죽은 관계에 대한 미련를 접고, 상대가 차지했던 공간과 시간을 ‘나의 것’으로 채우는, 즉 ‘나의 삶’을 찾는 것이 실연 극복의 첫 단계입니다.

이별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사랑한 기간이 얼마나 길었었는지, 두 사람이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얼마나 가까웠는지, 서로에 대한 신뢰감, 만족감은 어느 정도였는지, 서로에 대해 얼마나 헌신했는지, 이런 복합적인 요소가 이별 뒤에 ‘자기 회복’ ‘자존감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너 없이도 온전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도망치지 말고 직면하기

실연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과거 정리를 잘 해야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시작만큼 중요한 것이 과거를 정리하는 일입니다. 실연 후 찾아온 나의 감정을 피하지 말고, 묻어버리려 하지 말고, 그 감정에 충실해져야 합니다. “얼른 잊어버려!” “아직도 못 잊었어?” 주변에서 그런 말을 하든 말든, 내 아픈 감정을 잘 돌봐야 합니다. 생각할수록 아프고 괴롭더라도 도망치지 말고 직면해야 합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이번 이별을 내가 인격적으로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나의 행복을 위해서 죽을 때까지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살아야 하니까요. 이번 경험을 계기로 다음에는 더 성숙한 사랑을 해야 하니까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너 없이도 온전한 나 자신’을 찾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둘이 있을 때 하지 못했으나, 내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을 구체적으로 노트에 써 보세요. 나는 좋아하지만, 상대가 싫어해서 같이 먹지 못했던 음식도 써보세요. 둘이여서 못 했지만 혼자여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당분간은 혼자여서 누릴 수 있는 ‘장점’에 집중하세요. 마음이 많이 아프면 상담을 받으세요.

■‘마음치유 전문가’ 박상미는?

‘마음치유 전문가’로 불리는 박상미씨는 문화치유 교육센터 ‘더공감 마음학교’와 ㈜더공감 커뮤니케이션의 대표다. 경찰대학교 교양과정 교수로 있으며, 법무부 교화방송국에서 전국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영화치유 강의를 하고, 교도소와 소년원에서는 <문화치유학교>를 연다. 저서로는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등이 있다. 고민상담은 skima1@hanmail.net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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