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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시윤 “진세연과 키스신, 서로 못한다 놀렸죠”

“진세연과 키스신이요? 엄청 어색했죠. 괜히 서로 못한다고 놀리면서 찍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 장면이 그렇게 야하게 나올 줄은 몰랐어요. 카메라 감독이 그럴 듯하게 잡아준 덕분이죠. 굉장히 민망했어요.”

배우 윤시윤은 엄살을 부리면서도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찍은 주말극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를 성공적으로 이끈 만족감 때문이었다.

배우 윤시윤, 사진제공 모아엔터테인먼트

“저만 잘했다고 드라마가 성공하는 건 아니잖아요. 팀플레이고, 모두가 같은 목적으로 달려가서 달성할 수 있었던 결과 같아요. 그저 모든 것에 감사할 뿐이죠.”

윤시윤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배우로서 인정받은 기쁨과 촬영 뒷얘기, KBS2 <1박2일> 출연에 대한 속내를 모두 털어놨다.

■“<대군> 출연 이유? 주상욱·진세연”

그는 드라마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함께 연기한 주상욱, 진세연 때문이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두 사람과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어요. 평소 주상욱 선배의 연기를 정말 좋아했거든요. 한방 있으면서도 깔끔한 연기 스타일이라 굉장히 세련됐죠. 젊은 시청자들을 움직이는 포인트를 아는 배우예요. 감정의 완급조절도 잘 하고요. 전 그게 부족해서 그런 면이 굉장히 부럽더라고요. 촬영 끝나고 함께 연기해서 영광이었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진세연은 착한 천성을 칭찬했다.

“워낙 착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보조 출연자들까지 하나하나 다 챙기면서 인간적으로 대하더라고요. 다들 예뻐하고 좋아할 수밖에 없게요. 또 어떤 상황이 와도 자신이 해야하는 일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것 같아요. 촬영 끝나고도 ‘같이 연기하길 잘했다.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한번은 한겨울 물에 빠지는 신을 촬영할 때 진세연의 투철한 프로정신에 감동하기도 했다고.

“진세연이 진짜 수영을 못해요. 한번은 5m 깊이 물에 빠지는 장면을 찍었는데, 해맑게 웃고만 있더라고요. 무서웠을 텐데 제가 걱정돼서 ‘긴장하고 연기하라’고 일러줄 정도로 티를 안 냈어요. 끝까지 웃으면서 그 연기를 마치는 걸 보고 ‘착한 게 천성이구나’ 싶었죠.”

두 사람과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배우로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도 돌아보는 계기였다고 회상했다.

“제 연기가 가진 단점은 ‘감정 과잉’이라는 거예요. 완급조절이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반대로 나이 많은 시청자들이 제 감정 연기가 좋다고 하는 걸 보면서, 완급조절을 고민하기 보다는 아직은 그 감정을 진실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촌스러운 연기 스타일? 난 어른들이 좋아하는 배우”

<1박2일> 고정 멤버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안긴지 벌써 2년째다. 그 안에서 ‘윤동구’란 애칭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예능 이미지가 연기를 할 때 방해가 되지 않겠느냐고 물으니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오히려 전 익숙하고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어서 예능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요. 그리고 이젠 시청자도 예능 이미지와 드라마 속 캐릭터를 분리하기 시작했거든요. 만약 예능 이미지 탓에 캐릭터가 안 보인다면, 그건 연기를 못했기 때문이죠.”

예능을 계속 하려는 이유는 명확했다.

“한국의 로빈 윌리엄스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 누군가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누군가에겐 어릴 적 추억이 될 수 있는 작품을 하는 거요.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1박2일>을 하는 거예요. TV를 틀었을 때 많은 이에게 즐거운 콘텐츠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또 배우 아닌 ‘인간 윤시윤’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론 절 굉장히 단속하는 편인데, 배우로서 그 틀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촌스러운 연기 스타일’이라고 자평하면서도 그게 자신의 색깔이라고 강조했다.

“제 작품들 주 시청자 층은 대부분 나이 많은 분들이에요. 왜 그럴까 생각해봤어요. 제가 내린 결론은 연기 스타일이 세련되진 않지만 제가 감정에 순수하게 집중하는 걸 보고 그들도 즐거워하는 것 같더라고요. 배우의 정체성은 시청자가 내리는 거고, 그 이미지에 따르는 게 배우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 역시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그에 반하지 않도록 평소에도 바르고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유명인으로 사는 것이 혹시나 갑갑하진 않을까. 하지만 그는 팬들의 사랑과 관심에 그렇게 불평하면 안된다고 대답했다.

“유재석 선배만 봐도 답이 나와요. 대중이 바라보는 삶에 책임감을 갖고 충실히 살고 있잖아요. 누군가에겐 연기하는 것 자체가 꿈일텐데, 전 이걸로 돈도 벌고 사랑도 받고 있으니 함부로 불평할 순 없죠. 유명세요? 사랑받는 만큼 미움 받을 각오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건 연예인이란 직업의 속성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자연인 윤시윤’ 삶의 만족도를 물었다.

“예전엔 배우라는 것에만 집중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술을 마신다거나 친구를 만나는 개인적인 일들은 가급적 안 하려고 했죠. 그러다 제대 이후 여러 작품을 했는데, 사람들은 아직도 <제빵왕 김탁구> 얘기만 하는 거예요. 제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배우 윤시윤’은 거기에 멈춰 있었던 거죠. 그때 문득 깨달았어요. 개인적인 행복 없이 일에만 골몰하다가 결과물이 없으면 우울하게 살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이젠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고 있어요. 사진도 찍고 음원도 만들고요. 그런 면에서 많이 행복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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