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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고민사전]어제 이별한 당신-잘 보내는 방법②

한 사람을 변치 않는 마음으로 뜨겁게,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의 설렘을 유지하며 사랑하는 게 가능할까요? 상대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확대경을 끼고 가슴 벌렁거리는 사랑을 영원히 유지하는 게 가능 할까요? 한 사람에게 마음과 몸의 설렘과 흥분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은 길어야 30개월 정도 분비된대요. 남남으로 살아온 두 사람이 30개월 동안, 큰 갈등 없이 연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깊은 배려와 인내심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장점 극대화 확대경이 내 시야를 떠나는 순간, 모든 생활의 중심은 ‘상대’에서 서서히 ‘나’로 돌아옵니다. 그때 우리들은 말합니다. “저 사람이 변했어” “어떻게 사랑이 변할 수 있어?”

-사랑은 원래 변하는 것 - 상대가 변한 게 아니라 나의 시선이 변한 것

처음 만나서 사랑에 빠졌을 때는, 어쩌면 이렇게 나를 잘 이해해주는지 서로에게 감동을 받습니다. 닮은 점도 참 많은 듯하고, 장점 확대경인 콩깍지 렌즈로 바라보는 상대는 이제껏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나와 잘 맞는 사람 같지요. 하지만, 가슴이 두근거리는 기간이 3개월을 지나면, 비로소 객관적인 시력으로 상대를 바라보게 됩니다. ‘상대가 변했다’고 느끼는 것이죠. 하지만 그가 변한 게 아니라, 그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변한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면 상대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객관화되기 시작합니다. 서로가 말 한마디에 섭섭해지고, 사랑이 식었구나, 변했구나 하는 생각에 상대를 비난하며 갈등하기 시작합니다.

상대의 외도로 인해 이별을 하게 되었다거나,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이별 통고를 받았다거나, 갈등 끝에 이별하는 상황에서 상대로부터 많은 비난을 당했다거나 할 때에는, 자존감의 손실이 매우 클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 ‘관계 보상’ ‘시간 보상’ ‘선물 보상’이 필요한 때

실연당한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두려워지고, 혼자 집에 머물고 싶고, 이불 밖은 두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울과 무기력이 수시로 나를 엄습하려 듭니다. 물귀신처럼 나를 과거의 늪 속으로 끌고 들어가려 할 것입니다. 무조건 밖으로 나와서 사람들을 만나십시오.

연인을 만나는 동안 만나지 못했던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떠난 사람의 자리에 ‘좋은 사람’들을 앉히고 그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십시오. 내 이야기를 잘 들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지금 나의 아픈 마음을 꺼내 놓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요. 잘 정리하고, 온전한 내가 되는 데 필요한 조언까지 들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관계 보상’ ‘시간 보상’을 받을 수 있겠지요.

타인을 만나는 것만이 다는 아닙니다. 진정한 나 자신을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습니다. 떠난 사람과 함께 했던 장소 말고, 한 번도 가지 못했으나 가보고 싶었던 곳, 예전에 좋은 추억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떠나세요. 새로운 내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행복했던 나’를 그곳에서 새롭게 만날 수도 있습니다. 노트를 펼치고, 이번 사랑을 통해 깨달은 점, 후회되는 점도 써 보세요. 새로운 사랑을 만났을 때 ‘더 멋진 나’가 되기 위한 십계명도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이별한 사람을 더 이상 미워하지 마세요. 잘 보내고 그를 축복해줄 때, 더 멋진 사랑이 내게 또 찾아옵니다.

당분간은 혼자여서 누릴 수 있는 ‘장점’들을 매일 찾아보세요. 운동도 좋고, 여행도 좋고, 춤을 배우는 것도 좋고, 인문학 강의를 들으러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오늘 바로 시작하세요. 사고 싶었던 옷이나 물건을 사서 나에게 선물도 하십시오. 지금 나는 몸과 마음이 아프고 위로가 필요하니까요. 나를 충분히 위로하고 아껴주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투자입니다. ‘나 자신’을 회복하기 위해서 당분간 오로지 ‘나’만 생각하세요. 떠난 사람을 ‘잘 보내고’, 홀로 남겨진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입니다.

■‘마음치유 전문가’ 박상미는?

‘마음치유 전문가’로 불리는 박상미씨는 문화치유 교육센터 ‘더공감 마음학교’와 ㈜더공감 커뮤니케이션의 대표다. 경찰대학교 교양과정 교수로 있으며, 법무부 교화방송국에서 전국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영화치유 강의를 하고, 교도소와 소년원에서는 <문화치유학교>를 연다. 저서로는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등이 있다. 고민상담은 skima1@hanmail.net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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