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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율 낮추러 나가죠”…김기태 감독 마음 적신 임창용의 한 마디

KIA 타이거즈 제공

“괜찮아요. 방어율 낮춘다는 생각으로 나가죠.”

임창용(42·KIA)은 최근 열흘 사이 5경기에 등판했다. 그 중 3세이브를 거두며 김세현의 부진으로 공석이 된 KIA의 마무리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우고 있다.

5경기 중 2경기는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다. 임창용은 18일 SK전에서는 5-1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고, 20일 SK전에서는 8-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역시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지켰다. 4점차와 5점차로 앞선 상황에까지 등판하며 KIA 뒷문을 지키고 있다.

임창용은 1976년생이다. 생일이 일주일 빠른 박정진(한화)이 2군에 머물고 있어 임창용은 올시즌 1군에서 뛰고 있는 최고령 선수다.

지난해 KIA의 마무리였지만 부진으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준 임창용은 2군행까지 겪은 끝에 구위를 회복해 시즌 막바지에는 대활약하며 KIA의 1위를 지켰다. 올해는 마무리를 맡은 김세현 앞에서 7회 혹은 8회를 지키는 셋업맨으로 출발했으나 김세현의 대부진 속에 결국 또 험난한 마무리 자리로 돌아갔다.

1군으로 돌아온 김세현은 여전히 불안하다. KIA는 앞서는 경기에서도 김윤동 외에는 딱히 투입할 투수가 없다. 등판해 세이브를 거둘 때마다 최고령 세이브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임창용을 세이브 상황이 아닌 4점차, 5점차 리드에도 등판시키고 있다. 임창용은 지난 22일 이에 대해 “괜찮다. 방어율 낮춘다는 생각으로 나가고 있다”며 웃었다.

지난 4경기에서 무실점을 이어오던 임창용은 22일 KT전에서 3세이브째를 거두며 1실점 했지만 평균자책은 2.21이다. 젊은 투수들을 모두 뛰어넘어 팀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을 기록하고 있다.

김기태 KIA 감독은 베테랑은 물론 선수 각자의 보직과 위치에 대한 예우를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다. 최근 임창용을 4~5점차에도 투입하는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하던 중 임창용의 반응을 전해들었다.

김기태 감독은 아주 잠시 생각에 잠기다 “젊은 투수들이 생각해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승진시키려면 방어율 같은 기준이 필요하다. 항상 그 부분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며 “베테랑 선수도 그렇게 방어율을 생각하며 던진다는 것을 젊은 투수들이 알면 좋겠다”고 말했다.

KIA에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김윤동, 임기영, 한승혁이 성장했고 올해 유승철까지 등장해 희망을 보여주고 있지만 다들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 1군에서 특정 보직을 맡길 수 있는 확실한 기준은 결국 성적, 그 중에서도 평균자책이다. 어떤 상황에 등판하든 최선의 투구를 하고 좋은 기록을 유지하며 자기관리를 해야 결국 주요 보직도 맡을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은 임창용을 향해 “미안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당분간 계속 마무리를 맡으며 ‘비세이브 상황’에도 등판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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