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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상우 “18년차 배우, 잘 견뎠다고 스스로 칭찬하고 싶어요”

배우 권상우가 연기의 길로 접어든지 벌써 18년차가 됐다. 2001년 MBC <맛있는 청혼>으로 청춘스타 반열에 오른 뒤 특유의 남자다운 매력으로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늘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유명인으로서 과도한 관심을 받은 탓에 가끔은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가장 인기가 높았던 시절 손태영과 열애, 결혼 등을 결정해 크게 화제가 됐다. 지나간 시간에 대해 그는 어떤 평가를 내릴까.

<탐정:리턴즈>의 배우 권상우가 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 중 포즈를 취했다. 영화는 오는 6월13일 개봉한다. |강윤중 기자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잘못 없이도 피해를 본 적도 많았죠. 유명인이라 감수해야 하는 것도 있었고요. 이젠 지나온 걸 생각하진 않으려고요. 그저 무일푼으로 배우가 되고 싶어 서울에 올라왔던 예전의 저에게 지금까지 잘 왔다고 칭찬해주고 싶네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도 꿈꾸는 것 같은 걸요.”

권상우는 최근 ‘스포츠경향’에 성동일과 호흡을 맞춘 영화 <탐정: 리턴즈>(이하 <탐정2>) 촬영기와 대표적인 잉꼬부부, ‘딸바보’로서 평범한 일상을 공개했다.

<탐정:리턴즈>의 배우 권상우가 1일 인터뷰에 앞서 삼청동의 한 골목에서 포즈를 취했다. 영화는 오는 6월13일 개봉한다. |강윤중 기자

■“<탐정2>로 친근한 배우 됐으면”

그는 어느 순간부터 형사 시리즈물의 아이콘이 됐다. KBS2 <추리의 여왕>을 시즌2까지 이끌었고, 스크린에서도 <탐정: 더 비기닝>에 이어 <탐정2>까지 내놓게 됐다.

“이번 시즌이야말로 본격적인 <탐정>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거죠. 드디어 탐정사무소를 열었잖아요. 또 이광수의 합류로 볼거리도 많아졌고요. 불완전한 사람들이 큰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아슬아슬한 재미가 <탐정2>의 큰 매력이 아닐까요? 여러 면에서 전편의 스코어는 거뜬히 넘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굉장한 자신감이다. 그만큼 영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증거일 터.

“가끔 대진운을 탓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 잘 만든 영화라면 관객들이 알아봐줄 거로 믿고 있어요. 영화를 잘 만들면 성공하는 거고, 못 만들면 외면 당하는 거죠.”

시즌2를 시작으로 다음 편 제작까지 기대하고 있다는 그다.

“일단 캐릭터가 전편에서 구축됐으니, 다음 편에선 사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어요. 가능하다면 이 시리즈를 계속 찍고 싶네요. 흥행만 된다면 저도 친한 배우들에게 다음 시즌 출연 제안을 당당히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추리의 여왕> 최강희와 컬래버레이션을 한다고 해도 정말 재밌을 것 같고요. 이 작품으로 ‘권상우는 친근한 배우’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탐정:리턴즈>의 배우 권상우가 1일 인터뷰에 앞서 삼청동의 한 골목에서 포즈를 취했다. 영화는 오는 6월13일 개봉한다. |강윤중 기자

■“청춘스타 권상우? 지금이 더 좋은 걸요!”

한때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청춘스타였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히트작으로도 여심을 쥐락펴락했다. 그러나 그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냐고 하니 고개를 저었다.

“20~30대엔 너무 바빠서 주변을 돌아볼 수 없었어요. 누군가에 의해 스케줄이 돌아갔고, 일 끝나기가 무섭게 집에 가는 패턴이었으니까요. 결혼하고 1인 회사를 차린 다음부터 제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또 두 아이 아빠가 되고 어른이 되니 확실하게 달라졌고요. 제게 대본을 줄 때 고맙고, 캐스팅 제안을 해주면 또 감사하게 생각하죠. 그런 고마운 마음이 있으니 현장이 즐거워졌어요. 가족들을 위해 가장으로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해요?”

신인 때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한 조급함도 예전보다는 덜하다고 고백했다.

“아이가 커가는 걸 보면서 반대로 제가 늙어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이제 43살인데, 드라마나 영화서 절 언제까지 주인공으로 기용하려 할까요? 최대 6~7년 남았다고 보거든요. 그 때까진 쉬지 않고 작품을 많이 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도 ‘아빠는 최선을 다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고요.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그 이후에도 어떤 길이 열리지 않겠어요?”

<탐정:리턴즈>의 배우 권상우가 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 중 포즈를 취했다. 영화는 오는 6월13일 개봉한다. |강윤중 기자

스타 커플에게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들도 이제는 무뎌졌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제가 결혼을 발표했을 때 다들 충격이었나봐요. 청춘스타로서 굉장히 빨리 결혼했으니까요. 수많은 팬이 등 돌리고, 온갖 안티팬들은 우리 부부가 ‘몇 년 못 살고 헤어질 거다’고 말하기도 했죠. 지금 돌아보면 굉장히 살벌했어요. 하지만 저와 아내가 긴 시간 오순도순 잘 살면서 제 할 일만 집중하다보니 그런 게 싹 사라졌잖아요. 역시 시간이 정답인 것 같아요.”

요즘은 4살인 딸의 재롱을 보는 게 헤어나올 수 없는 행복이란다.

“제 인생에 딸이 있을 거라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딸이 태어나서 멍할 만큼 좋았죠. 제 딸이지만 하루에도 몇 번 씩 놀라운 일들을 해내요. 정말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요. 아들 룩희에겐 엄한 아빠지만, 딸 리호에겐 꼼짝 못 한답니다.”

이날 가장 기분 좋았던 일도 딸에게 칭찬 받은 거라며 헤벌쭉 웃었다. ‘딸바보’다운 면모가 제대로 나타났다.

“집에선 늘 편한 옷만 입다가, 인터뷰용 슈트를 입었더니 리호가 수줍게 ‘아빠 멋있다’고 하는 거예요. 진짜 날아갈 것 같았어요. 일부러 ‘한번만 더 말해줘’라고 채근했더니, 안 해주더라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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