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에도 ‘김여정이 건넨’ 펜으로 서명했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12일 북·미정상회담 합의문 서명에서도 김 위원장은 테이블에 놓인 펜 대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준비해 온 펜을 이용한 것이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1시40분쯤(현지시간, 한국시간 2시40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 내 서명식장에서 합의문에 서명했다.
자리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펜에 손을 뻗는 사이, 김 위원장은 김 부부장이 재킷 주머니 안에서 꺼낸 펜을 받아들었다. 테이블 위에 준비된 펜은 옆으로 치워졌다.
서명식에 앞서 북측 경호원이 김 위원장 자리에 놓여진 펜을 흰 천으로 여러 차례 닦았지만 이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연출됐던 풍경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서명하기 직전 김 부부장으로부터 만년필을 건네받았다. 당시에도 북측 경호원은 서명 테이블에 놓여진 펜을 꼼꼼하게 소독했지만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 모습은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를 탔고, 김 부부장이 준비한 만년필 케이스에 박힌 몽블랑 로고가 눈길을 끌었다.
이에 1990년 독일 통일 조약서 서명에 사용돼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몽블랑 만년필을 김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