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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옥션배, 아마 신사팀 우승 9부 능선 넘었다

올시즌 지지옥션배 아마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에서 후원사로부터 남녀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한 김정우 선수(왼쪽)와 강경낭 선수가 일전을 치르고 있다.

“내 손으로 우승을 확정짓겠다.” vs “일단 3연승부터 이루겠다.”

신사팀은 휘파람을 불고, 숙녀팀은 벼랑 끝 위기로 내몰렸다. ‘반상의 성대결’로 바둑팬들의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제12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아마연승대항전에서 신사팀이 우승전선의 9부 능선을 넘었다. 반면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리던 숙녀팀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달 개막전 때만 해도 숙녀팀의 분위기가 좋았다. 숙녀팀의 선봉장 조은진 선수가 신사팀의 1장 이학용 선수를 무릎 꿇리면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 “최근 컨디션이 좋아서 선봉을 자처했다”는 조 선수는 “최대한 많이 이겨서 숙녀팀 2연패의 디딤돌을 놓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새로운 수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하고 고도의 두뇌싸움을 벌이려면 무엇보다 체력이 선행돼야 하는 현대바둑에서 조금이라도 젊다는 것은 그 자체가 경쟁력이다. 따라서 ‘노장’ 중심의 신사팀보다는 ‘젊은 패기’의 숙녀팀 쪽으로 힘의 기울기가 쏠리기 마련이다. 실제로도 4기 대회부터 아마추어 대회를 병행한 지지옥션배에서 아마 숙녀팀은 5·6·8·9·11기 등 모두 5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반면 아마 신사팀은 3회(4·7·10기) 우승을 맛봤을 뿐이다.

신사팀이 한 차례 정상을 차지하면 숙녀팀은 두 번 거푸 정상에 오르는 패턴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도 숙녀팀이 선승을 거두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듯했다. 그러나 신사팀에는 ‘비밀 병기’ 김정우 선수가 있었다. 후원사 추천으로 출전의 행운을 잡은 김 선수는 조은진 선수와의 첫 대결에서 힘겹게 역전승을 거둔 뒤 김지수·강경낭 선수를 연파하며 파죽의 3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그동안 강경낭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2패만을 기록하고 있던 김 선수는 강렬한 전투바둑 끝에 처음으로 강 선수의 항복을 받아내며 팀의 우승가도에 청신호를 밝혔다.

하지만 ‘3연승을 거둔 선수는 그 다음판에 출전하지 않고 선수를 교체한 후 팀원이 모두 패배하면 다시 출전한다’는 규정에 따라 김 선수가 빠지면서 숙녀팀에도 한숨 돌린 기회가 찾아오는 듯했다. 그러나 반격의 교두보를 놓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홍준리 선수가 백전노장 박윤서 선수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1승 후 4연패에 빠진 절체절명의 위기. 그 벼랑 끝에서 김이슬 선수가 박윤서 선수를 제압하며 연패의 사슬을 끊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연승가도를 질주해 줄 것으로 기대한 김이슬 선수가 신사팀의 막내 이철주 선수에게 역전패를 당하면서 더 이상의 전진은 이루지 못했다.

이제 숙녀팀에 남은 선수는 김수영·전유진 단 2명뿐이다. 반면 신사팀에는 아직도 5명이 남아 있다. 물론 숙녀팀에 반격의 기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18일 펼쳐지는 제8국에 출전하는 전유진 선수에게 ‘한 방’이 있고, 여자 아마랭킹 1위 김수영 선수의 파워 역시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지난해 이 대회에서 5연승을 내달렸던 전 선수는 “일단 3연승으로 반격의 포문을 열면 김수영 선수가 마무리를 해줄 것”이라며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에 맞서는 이철주 선수 역시 “선배들이 쉬면서 우승을 즐길 수 있도록 내 손에서 끝내겠다”고 받아쳤다.

아마 숙녀팀이 반격의 기틀을 다지느냐, 아마 신사팀이 우승의 교두보를 놓느냐가 가려질 제12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아마연승대항전 제8국은 18일 오후 7시 벌어지며, 인터넷 바둑사이트 사이버오로가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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