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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고민사전]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 ‘무시하기’, ‘비아냥 거리기’를 멈추세요

습관 중에 제일 고치기 힘든 습관이 뭘까요? 말하는 습관입니다. 부모의 말하는 습관은 자녀에게 유전되는 가장 강력한 유전자라고 해요. 공감하는 말 한마디는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낼 수 있죠. 같은 상황에서도 ‘죽이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고, ‘살리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단정 짓기’와 ‘후벼파기’를 버리고, 살리는 말로 전환하는 연습을 지난주에 해 보았죠. 오늘은 ‘무시하기’와 ‘비아냥거리기’를 버리는 연습을 해 봅시다.

■무시하기

“그걸 몰라?” “이것도 못 해?” “그것도 없어?”=죽이는 말

건드리면 치명상을 입는 자존심의 3요소가 있어요. 지식, 능력, 소유입니다. 이 세 가지에 대해 지적받으면 누구나 무시당한 기분이 들고, 마음이 많이 상합니다.

“그걸 몰라?” (지식), “이것도 못 해?” (능력), “그것도 없어?” (소유)

일상에서 농담처럼 던지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말입니다.

“모를 수도 있지. 처음부터 다 아는 사람 없어.”

“못할 수도 있지. 어떻게 다 잘해?”

“요즘 너 힘들구나…. (돈이) 없는 줄 몰랐어. 다음엔 말을 해줘. 내가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살리는 말

또 하나, 우리가 버려야 할 말이 ‘비아냥거리기’입니다.

■비아냥거리기

“네가/ 당신이 웬일이야?” “해가 서쪽에서 뜰 노릇이다.”

농담을 조심하라!

우리는 상대를 칭찬해야 할 상황에서도 비아냥거릴 때가 있어요. 웃자고 한 말이라고요? 상대는 불쾌한 경우가 더 많아요. 쿨하게 칭찬하고 비아냥거리지 말아야 해요.

책상 위에 늘 서류가 복잡하게 쌓여 있고, 테이크아웃 커피 잔도 3~4개씩 모아두었다가, 곰팡이가 피기 시작해야 갖다 버리는 이 대리가, 오늘은 웬일로 책상을 깨끗하게 치웠네요.

“야, 이 대리 웬일이야? 오늘 뭐 잘 못 먹었어? 왜 청소를 하고 그래?”

“그러게! 오늘 해가 서쪽에서 뜬 거 맞지?”

박 부장도, 양 과장도 모두 껄껄 웃으며 한마디씩 합니다. 그분들 입장에선 ‘칭찬’한 거겠지요. 칭찬 반, 농담 반으로 웃자고 한 얘기지요. 하지만 이 대리는 짜증이 납니다. 말 속에 뼈가 있는 것 같아서 듣기 거북합니다. 왜일까요?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선 100% ‘비아냥거리기’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비아냥거리기’에는 상대가 나에게 갖고 있던 평소의 저평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거니까요. 평소에 참고 있던 불만을 표출하는 거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고 상대에 대한 적대감마저 싹틀 수 있어요.

어릴 때부터 가족들에게 이런 뉘앙스의 말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해요. 뭔가를 성취한 뒤에 순수한 칭찬을 받지 못하고, 비아냥거리는 뉘앙스의 말을 많이 듣게 되면, ‘그래, 나 같은 게 뭐…, 내가 하는 일이 다 그 모양이지 뭐…’ 이렇게 자신을 저평가하게 된답니다. 그러므로, 농담도 정말 조심해야 됩니다.

농담은 ‘웃음’을 유발해서 관계를 좋게 만들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말은 정말 민감해서 내가 웃자고 한 말에 상대는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정서가 예민한 사람을 대할 때는, 더욱이 농담을 조심해야 해요. 농담으로 시작된 감정 싸움이 관계를 싹둑 잘라놓을 수 있으니까요.

■‘마음치유 전문가’ 박상미는?

‘마음치유 전문가’로 불리는 박상미씨는 문화치유 교육센터 ‘더공감 마음학교’와 ㈜더공감 커뮤니케이션의 대표다. 경찰대학교 교양과정 교수로 있으며, 법무부 교화방송국에서 전국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영화치유 강의를 하고, 교도소와 소년원에서는 <문화치유학교>를 연다. 저서로는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등이 있다. 고민상담은 skima1@hanmail.net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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