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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당 700원? 수입산 소주?…‘연태랑’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4캔을 1만원에 판매하는 수입맥주가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맥주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1병에 700원짜리 ‘수입산 소주’가 등장해 화제다.

일부 주당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는 주인공은 중국산 소주 ‘연태랑’. 중국요리집에서 인기 높은 ‘연태고량주’(연태구냥)를 생산하는 중국 산동연태양주유한공사의 ‘작품’이다.

문제는 ‘연태랑’이 몇몇 매장에서 병당 700원대에 판매되면서 불거졌다. 소주 시장도 맥주처럼 ‘저가 수입산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나온 탓이다.

‘연태랑’. 산동연태양주유한공사 제조해 인창무역에서 수입 판매 중인 증류주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듯 싶다.

연태랑은 ‘인창무역’이 정식 수입 절차를 걸쳐 들어온 제품이다.

이청운 인창무역 대표는 “지난 2003년부터 중국 고량주인 ‘연태구냥’을 국내에 독점 수입해오다 7~8년 전부터 산동연태양주유한공사와 공동 개발을 구상했고, 2016년 7월 비로소 국내 수요층이 원하는 맛을 잡아낸 ‘연태랑’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엄밀히 따지면 연태랑은 희석식인 우리 소주맛과는 조금 다른 21도짜리 포도 증류주다. 하지만 병의 형태나 지향점이 영락없는 소주와 닮아 시장에서는 사실상 ‘수입산 소주’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나름의 마니아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형성하며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가 23만병에 이를 만큼 서서히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목넘김이 부드럽고 순한 것이 특징이며 숙취해소를 위해 포도증류액을 더한 점, 또 기존 소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색적인 상품성을 함께 갖춘 점이 인기 비결”이라며 “미국에도 극히 소량이 산동연태양주유한공사를 통해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저가 소주’라는 일부의 기대(?)에는 손사래를 쳤다.

연태랑의 병 당 수입 원가는 관세·주류세 등이 붙어 1500원 정도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 마트 소비자가는 2800원, 일반 식당에선 6000원선, 고급 식당가에선 8000원 정도에 소량씩 팔리고 있다. 일부에서 병당 700원대에 팔리는 것은 판매처의 자체 프로모션일뿐 인창무역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수입원가 대비 턱없이 낮은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는 것은 정말 원치 않는 판매 행위”라며 “싼 제품으로 시장을 파고 들려는 것이 아닌데 아쉽다. 우리 소주 시장에 고급화, 다양화 차원에서 수입 제품 수요가 안착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소주시장은 연간 약 2조원대 규모로 이 가운데 1조원 가량을 하이트진로가, 이어 롯데주류와 무학 등이 시장을 나눠 갖고 있는 구조다. 특히 참이슬의 점유율은 올 들어 상반기 이미 52%를 넘어섰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식 절차를 거쳐 국내에 들여온 정상 제품들은 극히 소수였고 맛 역시 기존 소주와 달랐다. 오히려 우리 소주가 중국과 일본에 수출되고, 중국에서 국산 소주 짝퉁인 ‘참일슬’이 판매된 적은 있다”며 “하지만 최근엔 맥주처럼 다양한 맛을 지닌 제품들이 국내외에 등장해 팔리고 있다는 점은 가격을 떠나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살피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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