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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삐에로쑈핑’ 대박…스타필드 입점 업주들 반발도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히든카드인 ‘삐에로 쑈핑’이 개점 11일 만에 10만명을 돌파했다. 삐에로 쑈핑은 아이디어·팬시·명품·의류·뷰티·성인 상품 등 약 ‘4만여 품목’을 판매하는 ‘B급 감성’의 이색 쇼핑 공간으로 지난달 28일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문을 열어 영업일 기준 11일 만에 누적 방문객 10만명(총 11만명)을 9일 돌파했다. 매출 역시 이미 연간 매장 목표치를 훌쩍 넘어선 거승로 알려졌다.

■‘FUN한 B급 정서’ 통했다

삐에로쑈핑의 인기 배경으로는 기존의 팬시숍 형태가 아닌 이색 잡화점 운영 방식이 차별화를 지향해온 수요층을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여기에 ‘B급 상품’과 ‘명품 상품’을 함께 내보이는 형태에다 내부 곳곳엔 ‘사진 촬영, 절대 환영’이라는 문구를 자연스레 배치하는 등 개방적이고 ‘FUN’한 운영 등이 2030, 3040층 사이에소 입소문 효과를 타며 시선을 끌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스타필드 코엑스점 경우 지난 8일 오후 1시부터 매장 입구에 줄이 서기 시작했고, 지난달 30일엔 주말 쇼핑몰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코엑스몰점 ‘삐에로쑈핑’몰에서 소비자들이 의류를 살피고 있다.

이마트 쇼핑몰 부문 담당자는 “삐에로쇼핑은 유머와 재미를 더한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수요를 빨아들이고 대표적인 ‘역(반대)트렌트’ 사례로 성장하고 있다”며 “구경하다 생각지도 않은 제품을 ‘득템한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공간이라는 부분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는 듯 하다”라고 말했다.

코엑스몰점 ‘삐에로쑈핑’몰에서 소비자들이 제품들을 살피고 있다.

■스타필드 입점 업주들 반발도

이처럼 잘 정돈된 매장에서 직원들로부터 상품을 추천 받기보단 복잡한 매장을 파고 들어가 나만의 ‘애물’을 고를 수 있도록 한 ‘정용진식 쇼핑 콘셉트’는 당분간 시장에서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모객 파워’가 높도록 설계된 이색 쇼핑몰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례로 접객 비중이 가장 높은 매장 지하 1층에 마련한 ‘아일랜드’ 공간에선 3~7일 동안만 짧게 치고 빠지는 ‘스폿’ 판매가 이어지는데 대중적 관심이 폭발적이다. 가격도 ‘착해’ 100원~200원짜리 과자 경우 열흘간 3만3000개가 팔려 나갔고, 티셔츠류도 평일에 2700여장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다.

유진철 이마트 삐에로쑈핑 BM은 “국내 첫 선보인 만물상 잡화점 삐에로쑈핑이 출범 초기 성공 안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하반기엔 동대문 두타점을 내고, 연말 즈음엔 3호점을 서울에 더 추가할 계획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쇼핑객 독점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4만여점에 가까운 상품을 판매하면서 주변 상점들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코엑스 스타필드에서 잡화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ㄱ씨는 “(삐에로쑈핑 오픈 뒤) 매출이 반의 반으로 줄었다”며 “스타필드의 모객 능력을 믿고 이 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데 (스타필드와) 같은 회사로 알고 있는 삐에로쑈핑이 느닷없이 들어와 이젠 경쟁업체가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코엑스 스타필드 내에 입점해 있는 업주들은 9일 대책회의를 열고 삐에로쑈핑과 스타필드에 대한 단체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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