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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중독?…글로벌 공동 대응

지난달 18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장애를 공식 정신질환으로 포함시킨 것과 관련, 국내 게임관련 기관·단체가 공동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과 게임문화재단은 최근 미국 유타대학교 정신의학과 페리 렌쇼 교수와 ‘게임의 뇌 과학적 접근과 분석을 위한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페리 교수를 국제공동연구의 추진위원장으로 위촉했다.

페리 교수는 뇌와 인지행동과학 연구분야의 저명한 과학자로, 지난 2008년부터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외부적 환경을 비롯해 뇌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등 게임 및 게임과몰입 관련 연구를 계속해왔다. 페리 교수의 합류와 더불어 연구 파트너로서 호주 시드니 대학의 정신의학과 블라단 스타서빅교수와 중앙대학교 게임과몰입힐링센터를 선정했다.

이들은 △게임하는 뇌의 변화를 데이터에 입각해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연구 △ICD(국제질병분류)·DSM(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 나와 있는 인터넷게임 사용 관련 장애의 진단 기준 적합도 등 두 주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페리 교수는 “게임의 선용과 부작용에 대한 시각이 혼돈을 이루는 시대에 과학적 검증과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게임 및 IT에 대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올해 안으로 연구 결과의 중간발표가 있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8일 WHO는 ‘ICD-11’ 최신판에서 게임장애를 ‘중독장애’(addictive disorders) 섹션에 추가했다. WHO가 2019년 총회에서 ICD-11을 확정하면 2022년부터 실제 적용이 시작돼 ‘게임장애’는 정식 병명이 된다.

이는 일부 국내 정신의학계에서 추진해 온 ‘게임=질병’코드가 WHO에 의해 공식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수년간 지속돼 온 논란에서 의료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국내 정신과 의사들이 중심인 중독포럼은 게임을 포함한 인터넷을 마약, 알콜, 도박과 함께 4대 중독물질로 보고, 이를 법제화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하지만 게임업계 등은 게임에 몰두하는 증상이 게임 자체로 인한 것인지 주변 환경으로 인한 것인지 정리되지 않았음을 들어 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ICD-11이 제시한 기준이 일선 의료 현장에서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경석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은 “의학적 엄밀성을 지니는 이 연구의 결과가 국제 정신의학계에 널리 인용되고, 향후 WHO의 판단에도 좋은 참고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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