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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 가치’ 키우는 신세계 정유경, 실질적 수익 구조 살펴야

사촌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DF1(향수·화장품, 탑승동 전품목)·DF5(패션·피혁) 사업권을 모두 따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의 광폭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에 이어 스타필드, 이커머스, 쇼핑몰과 이색 잡화점인 ‘삐에로쇼핑’을 연이어 키우고 있다면 정 사장은 다채널을 구축하고 아울러 부가가치 산업인 화장품과 패션 카테고리를 앞세워 면세점 영역을 꿰차고 있는 양상이다.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 사장

정 사장은 T1 면세점 경쟁 입찰 사업권 확보에서 ‘쩐의 전쟁’을 벌여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을 보란 듯이 밀쳐 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정 사장의 로드맵에는 ‘T1 면세점’을 발판으로 글로벌 톱 리더가 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수에서 롯데에 뒤쳐진다’는 혹평을 받아온 백화점 역시 지난해 본궤도에 오른 신세계DF를 앞자리에 내세워 만회를 노리고 있다.

실제 신세계DF가 운영 중인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1조16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신세계 전체 연결매출 비중에 약 30%에 해당하는 성과다. 남들이 사드여파로 투자를 꺼려할 때 되레 명품과 화장품·패션 부분을 그룹 시너지와 연계해 한꺼번에 견인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세계면세점

하지만 지난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 인수후 6년 만에 ‘면세점 빅3’로 올라선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볼륨 키우기’ 위주의 행보만을 이어왔다며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나온다. 자칫하면 ‘실질적 수익 구조’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T1 입찰시 신세계가 신라보다 25% 가량 높은 임대료를 제시해 결국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것으로 안다”며 “사실 롯데면세점이 두 구역 외 DF8까지 더해 연 8700억원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운영 적자로 내놓은 매물을 신세계가 잡은 것인데 T2 오픈에 따른 매출액 감소까지 고려하면 세심한 수익 구조 틀을 올해 반드시 갖춰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선 DF1·DF5가 남은 하반기 제대로 운영되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신세계는 자칫 올해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신세계는 앞서 인천공항 T1면세점 가격입찰에서 1년 임대료 기준 DF1엔 2762억원, DF5엔 608억원을 각각 써내 롯데와 신라면세를 제치고 두 구역 모두 최종 ‘낙찰’을 받았다.

시코르 타임스퀘어 영등포점

한편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올해는 매출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신세계백화점이 만든 첫 뷰티 편집숍 ‘시코르’ 또한 정 사장의 다각적 채널 확보 차원에서 올해 육성한다. 면세점 영역에서 가장 핫한 분야인 화장품 카테고리를 키우는 것과 일맥상통한 대목이다. 이 시코로 매장은 지난 2016년 12월 대구신세계에 1호점이 오픈됐고 최근 용산 아이파크몰에 13호점 문이 열렸다. 정 사장은 이 시코르를 올해 20호점까지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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