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만났을까, 아니면 그저 소문일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감독 후보군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일본 감독(66)의 부임설이 재차 제기됐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일간 ‘사라예보 타임즈’는 17일 할릴호지치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할릴호지치 감독이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한국 감독 부임에 근접했다”며 “대한축구협회가 제시한 조건은 관대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데 어떤 딜레마도 없었다”고 전했다.
신문 보도만 살펴보면 할릴호지치 감독의 한국 부임이 가까워진 셈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알제리를 이끌고 한국을 4-2로 꺾으며 16강 진출이라는 업적을 남긴 지도자다. ‘결투’를 뜻하는 듀엘(Duel)이라는 단어를 입버릇처럼 말할 정도로 ‘투쟁적인 축구’를 추구해 한국 축구의 방향성과도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그는 알제리 복귀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본인이 부인했기에 한국의 차기 사령탑으로 부임할 길은 열려있는 상태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할릴호지치 감독의 부임설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지난 9일 부임설이 처음 보도됐을 당시부터 “접촉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부인했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부인했던 당시와는 시점이 달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몸값을 올리는 수단으로 한국 축구가 이용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김판곤 감독 선임위원장이 지난 5일 1차 선임위원회에서 작성한 10명 안팎의 감독 후보군에는 할릴호지치 감독이 없었다”고 귀띔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현재 유럽 현지에서 감독 후보 및 대리인들과 직접 접촉하고 있다.
할릴호지치 감독의 부임 여부는 조만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김판곤 위원장이 18일 귀국한 뒤 다음날 제2차 감독 선임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선 2018 러시아월드컵으로 계약이 만료된 신태용 감독(48)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현지에서 접촉한 후보군들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판곤 위원장은 “2차 선임위원회에서 신 감독에 대한 평가를 마친 뒤 3차 회의에서 그 평가와 함께 다른 후보들의 인터뷰와 종합해 협상 우선 순위를 결정짓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