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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후랭코프-LG 윌슨의 명품 외인 맞대결, 승패 가른 한 끗 차이

두산 세스 후랭코프가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잠실구장을 뜨겁게 달군 외국인 투수들이 맞대결에서 한 끗 차이가 승패를 갈랐다.

두산 세스 후랭코프와 LG 타일러 윌슨은 22일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팀의 승리와 패배를 나눠가졌다. 두산이 6-1로 승리하면서 후랭코프가 시즌 14승(2패)를 기록했고 윌슨은 시즌 4패째(8승)을 떠안았다.

최근 2경기 연속 3이닝도 채우지 못했던 후랭코프가 모처럼 호투를 펼쳤다.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LG 타일러 윌슨. 연합뉴스

1회 선두타자 이형종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박용택의 안타,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땅볼로 1점을 먼저 내줬다.

그러나 실점 후 2회부터는 LG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2~3회는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4회에는 1사 후 김현수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2사 후 포수 양의지의 도루 저지에 힘입어 4회를 무사히 마쳤다. 5~6회에도 삼자범퇴로 6명의 타자를 돌려세운 후랭코프는 6회까지 자신의 몫을 다했다.

최근 개인 7연승을 달리고 있던 윌슨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1회부터 삼자범퇴로 이닝을 처리한 윌슨은 3회 조수행의 타구에 몸을 맞았음에도 직접 타구를 처리하는 열정을 보였다. 5회에는 1사 1·2루의 위기에서 오재일과 조수행을 차례로 삼진아웃으로 잡아냈다. 6회도 1-0의 리드를 지킨 윌슨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7회초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김재환을 삼진아웃으로 돌려세운 윌슨은 양의지를 상대하다 폭투를 저질러 주자로 내보냈다. 여기에 후속타자 오재원을 처리하던 1루수 양석환의 실책까지 겹쳐 주자는 1·2루에 쌓였다. 이어 타석에 선 김재호를 상대하던 윌슨은 양의지, 오재원에게 계속 도루를 허용해 1사 2·3루의 위기에 처했다. 김재호와 10구째까지 가는 씨름 끝에 그를 아웃시킨 윌슨은 주먹을 꼭 쥐어보이며 기뻐했다.

윌슨은 이어 대타 박건우를 뜬공으로 처리하는 듯 했다. 박건우에게 맞은 초구 슬라이더가 외야를 향해 떴다. 야수들이 모두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갈 준비를 할 정도로 평범한 타구였다. 그러나 달려가던 LG 중견수 이형종이 이를 놓치면서 안타가 됐다. 박건우는 3루까지 달렸고 양의지와 오재원은 모두 홈인했다. 2-1로 두산쪽으로 승기가 기우는 순간이었다.

리드를 잡은 두산은 김승회(1이닝)-함덕주(2이닝)을 내세워 경기를 틀어막았다. 반면 고우석(1.1이닝 4실점)-여건욱(0.2이닝)으로 이어진 LG 불펜은 8회 김재환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더 내 준뒤 9회에는 오재원, 허경민에게 홈런 2방을 맞아 3점을 더 빼앗겼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해 9월 10일 잠실전부터 LG전 10연승을 이어가며 최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반면 LG는 3연패에 빠지면서 두산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만했다.

경기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은 “후반기 개막 첫 주 스타트를 잘 끊어서 기쁘다. 우리 선수들 이번 한 주 수고 많았다”고 칭찬했다.

결승타를 친 박건우는 “더운 날씨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너무 고생하는데 (전날 왼 발목 부상으루) 선발로 뛰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 찬스에서 팀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에 자신있게 스윙한 것이 운 좋게 안타로 이어진 것 같다”며 “붓기가 있어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지만 빨리 나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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