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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대의 명의]웰튼병원 송상호 병원장, “저를 믿고 온 환자이기에 제가 직접 수술합니다”

“저를 믿고 온 환자이기에 제가 직접 수술합니다. 그건 환자와의 약속입니다.”

웰튼병원 회의실에는 누적 인공관절수술 9000례를 넘어 1만례를 가리키는 현황판이 있었다. 올해 466건, 이 달 들어 17건(5일 기준)을 기록했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이 인터뷰를 위해 한 달 동안 스케줄을 조정한 이유를 알았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하루 4~5건 수술을 한다. 자신을 믿고 찾아온 환자를 다른 의사에게 맡길 수 없다는 것이 송 원장의 신념이다.

송 원장은 하루 평균 4~5건 수술을 집도한다. 송 원장이 사용하는 수술실은 3개다. 3개의 수술실에서 고관절로 고생하는 환자의 고통을 하루라도 일찍 덜어주기 위해 쉴 틈없이 수술을 한다. 일반적으로 웰튼병원 정도의 규모가 되면 대표 원장은 수술 일정을 줄이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송 원장은 여느 병원장과는 달랐다.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찾아옵니다. 환자들은 저를 보고 오는 환자들입니다. 수술실에 들어갔는데 다른 의사가 수술을 한다고 생각해보십시요. 그러면 대형 종합병원에 가서 수술하는 게 낫죠. 대형 종합병원은 브랜드와 유명 교수진들이 있잖아요. 굳이 웰튼병원을 찾아 올 이유가 없습니다. 환자들이 저를 믿고 찾아온 만큼 제가 수술을 직접합니다. 그건 환자와의 약속이기도 하구요.”

송상호 원장은 고관절 인공관절수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다. 1년에 수술 600건을 하는 의사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지난 4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2회 고관절 인공관절수술’ 학회에 참석한 고관절 분야 전문가들도 송 원장의 고관절 인공관절수술 사례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이다. 볼과 소켓 형태로 된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다리 뼈를 잇는 엉덩이 관절이다. 걷기, 앉기, 뛰기 등 기본적인 신체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관절이다. 노화, 외상, 질병 등으로 고관절에 손상이 생기면 보행 등 일상적인 행동이 어려워진다.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으로는 퇴행성 고관절염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있다. 고관절 질환은 노년층의 전유물처럼 알려져있지만, 20대부터 80대까지 발견된다. 고관절 질환은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다. 병이 진행되면서 엉덩이나 골반에 통증이 생긴다.

“우리나라 고관절 질환 환자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환자가 많습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대퇴골두에 혈액순환장애로 인해 뼈가 괴사되는 질환입니다.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제제의 장기복용 등이 원인이죠. 일본이나 유럽, 미국에서 퇴행성 고관절염 환자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환자가 더 많아요.”

고관절은 몸 깊숙히 있는 관절이다. 그러기에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은 정형외과 수술 중에서도 고난이도 수술이다. 정형외과에서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많이 하지만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을 하는 곳은 많지 않다. 그만큼 어려운 수술이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가운데)이 수술실에서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은 힘줄을 끊고 인공관절을 넣는 방식이다. 하지만 송상호 원장은 힘줄을 끊지 않고 수술을 한다.

“수술을 할 때 목표가 있습니다. 저는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기지 않고, 탈구가 일어나지 않는 게 목표입니다. 통증을 없애는 것은 기본이구요. 저는 힘줄을 끊지 않는 최소 절개 방법으로 수술을 합니다. 고관절은 깊은 곳에 있습니다. 관절막을 열고, 뼈를 자르고, 힘줄을 끊어야 고관절에 도달합니다. 힘줄을 끊어야 시야가 좋아집니다. 하지만 힘줄을 끊으면 합병증, 탈구 등 수술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2005년 경 처음 시도했습니다. 힘줄을 밀어젖혀 시야를 확보하고 수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1년 반 정도 고생했습니다. 지금은 쉽게 하지만 당시에는 진짜 힘들더라구요. 처음에는 거의 2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지금은 1시간으로 줄였습니다. 수술시간과 노력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제가 다른 의사들과 달리 많은 환자를 수술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힘줄을 끊지 않으면 재활도 빨리 할 수 있습니다. 힘줄을 끊으면 조기 재활을 할 수 없습니다. 탈구 현상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1~9% 정도 탈구 현상이 일어난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최소 절개 수술법으로 한 후 0.2~0.3%까지 줄였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제가 수술한 환자 중 탈구 환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수술 후 화장실도 제대로 갈 수 없었던 환자가 최소 절개 수술법으로수술한 환자는 수술 후 바로 화장실 사용이 가능합니다. 환자를 눕혀 놓을 이유도 없습니다. 우리 병원은 1시간 수술, 4시간 후 조기보행, 5일 후 독립보행을 하는 1·4·5 수술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힘줄을 끊지 않는 최소 절개 수술법으로 수술하면 가능합니다.”

의사의 관점이 아닌 환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결과가 최소 절개 수술법이다. 의사의 관점에서 보면 수술한 후 아프고 피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환자의 관점에서 보면 될 수 있으면 통증이 없고, 후유증이 없어야 한다. 힘줄을 끊지 않는 최소 절개 수술법은 환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결과다.

“우리 병원이 힘줄을 끊지 않는 최소절개 수술법을 공개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제가 하는 수술법을 일부러 숨기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아직 이 방법을 사용하는 병원이 많지 않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수술법 입니다. 알고는 있지만 실제 수술실에서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외국에서 온 교수들에게도 소개해 줬지만 잘 못하더라구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수 있는 수술법입니다.”

송상호 원장은 인터뷰가 끝나자 다시 수술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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