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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영·임창용이 만든 반전…KIA, 비상사태 탈출하나

KIA 임기영과 임창용. KIA 타이거즈 제공

KIA가 선발진 대붕괴의 최대 고비를 버텨냈다. 신·구 사이드암 임기영(25)과 임창용(42)이 선발승 가뭄 속에 있던 KIA에 2연승을 안기는 반전을 끌어냈다.

KIA는 지난 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올해도 최강 선발진으로 기대받고 출발했다. 그러나 전반기에 조금씩 흔들리던 선발진은 후반기 시작 이후 KIA의 최대 약점으로 변했다. 외국인 투수 팻딘이 부진 끝에 교체 대신 불펜으로 보직 이동했고 임기영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엔트리 제외된 가운데 헥터 노에시까지 허리 통증으로 지난 7월28일 엔트리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KIA가 4연패에 빠진 7월29일 삼성 3연전까지, 후반기 12경기에서 KIA의 선발 방어율은 6.42로 10개 팀 중 두산(6.56)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선발승이라고는 지난 7월21일 KT전에서 거둔 한승혁의 승리가 유일했다.

에이스 양현종마저도 경기가 꼬이면서 후반기 시작 이후 1승도 따지 못한 가운데 헥터까지 이탈하면서 선발 공백이 커지자 KIA가 급히 꺼낸 카드가 바로 임창용의 선발 전환과 임기영 재호출이다.

임창용은 불펜으로 이동한 팻딘을 대신해 지난 7월20일 KT전부터 선발로 나섰고, 임기영은 엔트리 제외된 지 열흘 만인 31일 롯데전에서 1군에 복귀했다. 임창용은 첫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였지만 2경기 연속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구위 회복을 위해 2군에 갔던 임기영은 열흘 만의 복귀가 이르다는 시선도 받았다.

헥터가 제외되면서 팻딘이 다시 7월29일 삼성전에서 선발로 나섰으나 결과적으로 팀이 대패했다. 팀이 4연패에 빠진 비상사태 속에 임기영과 임창용이 나란히 선발 출격 차례를 맞았다. 둘 다 썩 미덥지는 못하다는 시선을 받았다.

그러나 둘은 선발승 가뭄에 시달리던 KIA에 2연승을 안겼다. 앞서 4연승을 달리고 온 롯데를 상대로 임기영은 6.1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4-1 승리를 따냈고, 1일 세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임창용은 5이닝 2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11년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어쩌면 올시즌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였던 롯데 3연전에서 두 사이드암 투수가 내놓은 반전으로 KIA는 버틸 힘을 얻었다.

임기영과 임창용 카드를 한 경기 호투로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다. 임기영은 4월29일 KT전(6이닝 4실점 2자책) 이후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오랜만에 되찾은 구위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임창용 역시 아직은 투구수 80개를 기준으로 고비를 맞고 있다. 선발승 뒤 “다음 경기에는 6이닝을 채우겠다”고 한 소감처럼 경기 후반까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둘은 KIA의 최대 비상사태를 막아내면서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KIA는 일단 헥터가 돌아올 때까지 팻딘을 선발에 둘 계획이다. 헥터는 허리 상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열흘 만에 돌아올 수 있다면 7일 엔트리에 등록될 수 있다. KIA는 2연전 체제가 시작되는 4일부터 두산을 만나고 이후 넥센, 롯데 등 5강 경쟁 상대들과 다시 만난다. 주말에 두산을 상대로는 양현종, 팻딘이 출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최대 난제였던 선발 로테이션 운용에는 더이상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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